한국에서는 프랑스를 숫자보다는 문자의 나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프랑스가 위대한 문학과 방대한 예술 유산, 그리고 인문·사회과학 분야 연구와 토론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프랑스는 숫자에서도 뛰어난 과학 강국이다. 73명의 프랑스 노벨상 수상자 중 42명이 과학 분야 수상자이다. 프랑스는 주요국 중 인구 대비 과학 부문 노벨상 및 필즈상 수상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다. 노벨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이자 두 개의 노벨상을 받은 유일한 과학자도 프랑스인 마리 퀴리 부인이다. 거의 매년 최소 한 명의 프랑스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데, 2025년도 예외가 아니었다.프랑스는 모든 분야의 기초 및 응용 연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수학과 양자물리학 분야의 프랑스 학파는 명성이 높다.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그리고 여러 테크 분야의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프랑스 이공계 졸업생들을 앞다퉈 영입하고 있다.
프랑스의 과학적 우수성에 주목한 한국의 선택은 옳았다. 한국의 고속철도는 당시 알스톰사가 보유한 기술 도입으로 가능했고, 한울 원자로 1·2호기 건설은 프라마톰과의 협력으로 완성되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 최초로 에어버스 항공기를 도입함으로써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대기업 간의 협력뿐만이 아니다. 한국에 진출한 많은 프랑스 스타트업들도 다양한 기술 발전과 지식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의 위대한 산업적 성공 중에는 프랑스 기술에 기반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보이지 않지만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휴대전화,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 그렇다. ‘메이드 인 코리아’ 속에 ‘메이드 인 프랑스’가 포함된 경우가 빈번하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프랑스 기업의 밸류 체인 일부가 한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프랑스와 한국의 과학, 산업, 무역의 성공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오늘날에도 프랑스와 한국은 우수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20년 이상 매진해 온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의 감염병 연구와 미래 에너지 연구를 위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한국이 유럽의 연구 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함에 따라 새로운 협력의 전망이 열리고 있다.
2026년 수교 14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목표는 과학 협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AI, 양자 컴퓨팅, 탈탄소화, 우주, 해양 과학, 생명공학 등에서 경제적 성과를 내는 것이다. 프랑스는 한국과의 협력에서 서로의 잠재력을 단순히 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곱할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