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금융사가 TNFD 공시에 적극 나서는 이유

Q. TNFD 공시, 기업보다 금융사가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전 세계 사회경제 활동의 절반 이상이 자연자본에 의존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자연과 생태계는 기업과 금융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와 자연환경 훼손이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자연자본 손실이 곧 재무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시장 역시 이미 생물종의 소멸, 수질오염, 토양 황폐화 등 자연자본의 훼손을 기업가치와 리스크 평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3년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NFD)가 글로벌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는 이제 기후 중심에서 자연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은 기업의 재무 및 중장기 전략 차원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TNFD 공시는 기업이 사업활동과 공급망 전반에서 자연에 대한 의존도와 영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따른 리스크와 기회를 사전에 식별해 이를 재무적 정보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금융기관은 직접적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더라도 대출·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생태계 파괴에 간접적으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산림훼손이나 수자원 고갈 등의 리스크를 내포한 기업에 자금을 제공할 경우 향후 규제 강화나 평판 훼손이 신용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TNFD 자연자본 공시는 단순한 지속가능성 보고를 넘어 금융사의 리스크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도구로 기능합니다.
국내 금융권 역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부 선도 금융사는 TNFD 권고안을 반영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을 비롯해 자산 포트폴리오의 자연 의존도, 영향 분석, 리스크 식별,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TNFD가 제시한 LEAP 접근법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려면 생태계 관련 데이터 확보, 전문 인력 양성, 부서 간 협업 체계 구축 등 조직 전반의 역량 강화가 필요합니다.
정부 또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연환경보전법과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기업이 생태계 복원 사업이나 생태계서비스지불제에 참여하고, 그 성과를 ESG 경영활동으로 공식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이는 기업의 자연자본 공시가 선언적 수준을 넘어 실질적 활동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합니다.
금융사는 기후와 자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자본흐름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로서, 자연자본과 생물다양성의 보전에 직접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금융회사가 TNFD 공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송승현 SK증권 지속가능경영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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