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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역설…초지능을 이기는 복리의 힘

입력 2026-01-22 09:36   수정 2026-01-22 09:37

[스페셜] 포스트 버핏 시대



“나는 찰리와 64년 동안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 좋은 친구와의 신뢰는 복리로 자란다." (워런 버핏, 2025년 벅셔해서웨이 주주서한에서)

워런 버핏은 2025년 주주서한에서 평생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찰리 멍거를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2023년 11월 28일, 100번째 생일을 33일 앞두고 세상을 떠난 멍거. 버핏보다 6년 8개월 연상이었던 그는 1959년 첫 만남 이후 64년간 버핏의 파트너였다.

64년간 단 한 번도 다투지 않았다는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부부도 어렵고, 형제도 어렵고, 친구도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수천억 달러가 걸린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에서는 더욱 쉽지 않다. 버핏과 멍거도 의견 차이는 있었다. 버핏은 "우리는 의견이 달랐지만(We had differences) 언쟁은 없었다(but never had an argument)"라고 말했다.

더 놀라운 건 멍거의 태도였다. 버핏이 실수를 하고 멍거가 옳았을 때도, 멍거는 질책하듯 "내가 말했잖아(I told you so)"라고 하지 않았다. 버핏은 "그의 어휘에는 그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것이 64년
()다툼의 비밀이었다.

옳았음을 증명하려는 욕구를 절제하는 것. 상대의 실수를 용서하는 것. 시간이 진실을 드러낼 거라 믿는 것이다.

버핏은 이를 '관계의 복리(compounding of relationships)'라고 불렀다. 매일 조금씩 쌓인 신뢰가 64년 후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돈의 복리는 이자율로 계산되지만, 관계의 복리는 시간과 일관성으로만 만들어진다.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고, 단 한 번의 배신으로 영구히 깨진다.

버핏이 평생을 바친 원리

버핏은 "복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이다. 시간이 당신의 친구가 되게 하라. 당신이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일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복리의 살아 있는 증거(The living proof of compound interest)'로 불려 왔다.

복리(複利·compound interest)란 "이자가 이자를 낳는다"는 개념이다. 원금(처음 맡긴 돈)에 대한 이자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받은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계산 방식이다. 특정 기간마다 이자를 원금에 합쳐 그 합계(원금+이자)를 기준으로 다음 기간의 이자를 계산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단리(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방식)보다 수익이 훨씬 더 크다.

그러나 버핏은 95세가 넘으면서 '복리'를 투자의 개념에서 인간 관계의 개념, 인생의 교훈으로 확장시켰다. "복리는 돈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완성된다."(워런 버핏, 2025년 벅셔해서웨이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복리를 세 가지 요소의 곱셈식으로 이해했다. 신뢰×시간×절제. 곱셈이라는 게 중요하다. 덧셈이 아니다. 하나라도 0이면 전체가 0이 된다.

첫째, 신뢰(trust). 진실한 관계와 일관된 평판이 시간과 함께 쌓인다는 것이다. 버핏은 "좋은 사람을 고르는 것이 복리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찰리 멍거, 톰 머피, 아지트 자인과의 수십 년 동행이 그 증거다.

아지트 자인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1986년 어느 토요일 아침, 버핏은 자인을 처음 만났다. 버핏이 물었다. "보험 경험이 있나요" 자인이 답했다. "전혀 없습니다(None)." 버핏이 말했다. "아무도 완벽하지 않죠(Nobody's perfect)." 그리고 고용했다. 그날이 버핏의 "행운의 날(lucky day)"이었다.

39년이 지난 2025년, 자인은 여전히 벅셔 보험 부문의 수장이다. 버핏은 그를 "완벽에 가까운 선택이었다(Ajit actually was as perfect a choice as could have been made)"고 평가했다. 39년이다. 한 사람을 잘 고르는 것이 39년을 바꿨다.

둘째, 시간(time). 시간에 대한 버핏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주식 시장은 조급한 자의 돈을 인내하는 자에게 옮겨주는 장치다(The stock market is a device for transferring money from the impatient to the patient)."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알아서 일한다.

실제 사례가 있다. 1942년 3월 11일, 11살 버핏은 시티즈 서비스(Cities Services) 우선주 3주를 114.75달러에 샀다. 전 재산이었다. 그날 다우 지수는 100 아래였다. 2026년 현재 다우 지수는 4만을 넘나든다. 400배다. 84년이 걸렸다. 버핏은 그저 앉아 있었다.

버핏은 2023년 레터에서 "미국인들에게 필요한 건 조용히 앉아서 아무 말도 듣지 않는 것이었다(All they have needed to do is sit quietly, listening to no one)"라고 썼다. 84년.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과 비슷하다. 한 인생을 투자에 쏟은 것이다. 그 결과? 벅셔 주가는 1964년 대비 500만% 이상 상승했다. 이것이 시간의 힘이다.

셋째, 절제(temperance). 복리의 가장 큰 적은 실수다. 절제는 감정의 통제를 포함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7% 폭락했다. 벅셔도 -31.8% 떨어졌다. 패닉이었다. 사람들은 팔았지만 버핏은 아무것도 팔지 않았다. 오히려 제너럴일렉트릭(GE)에 30억 달러,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위기 때 현금을 쓸 수 있었던 건 평소에 현금을 절제해서 쌓아 뒀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오를 때 흥분해서 사고, 떨어지면 공포에 판다. 절제 없이 감정이 의사결정을 지배한다. 그래서 10명 중 7명이 손실을 본다. 복리는커녕 원금도 못 지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투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버핏식 '복리의 철학'은 투자뿐 아니라 삶의 지혜에 더욱 잘 어울린다.

지식의 복리: 버핏은 "나는 사무실에 앉아 하루 종일 읽는다(I just sit in my office and read all day)"고 했다. 매일 500페이지를 읽는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80년간 책을 읽은 결과가 95세의 통찰이다. 하루에 배우는 건 미미하다. 하지만 80년 누적하면? 세계 최고의 투자자가 된다.

베스트셀러만 읽고, 지금 유행하는 책, 남들이 추천하는 책이 서재를 지배하면 지식의 복리가 쌓이지 않는다. 깊이 읽지 않고 요약본, 북튜브, 15분 요약 등을 읽고 빨리 소비하고 넘어가도 지식이 쌓이지 않는다. 복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평판의 복리: 버핏의 유명한 말이 있다. "명성은 20년 걸려 쌓고 5분 만에 잃는다(It takes 20 years to build a reputation and five minutes to ruin it)." 신뢰는 눈덩이처럼 천천히 쌓이지만, 한 번의 거짓으로 순식간에 녹는다는 것이 95년 평생 쌓은 교훈이다.

버핏은 60년간 주주들과 약속을 지켰다. "우리는 여러분의 돈을 우리 돈처럼 대하겠습니다"는 말을 단 한 번도 깨지 않았다. 2025년 레터에서도 "여러분의 돈이 우리 돈과 섞여 있지만, 그것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though your money is comingled with ours, it does not belong to us)"라고 썼다.

벅셔 주주들도 버핏을 따라 투자한다. 평균 보유 기간은 수십 년이다. 신뢰의 복리가 만든 충성도다. 그리고 이제 그 신뢰는 시험대에 올랐다. 버핏이 CEO에서 물러나고 그레그 에이블이 그 자리를 맡으면서, 60년간 쌓인 '신뢰의 복리'가 한 사람에서 조직으로 이전될 수 있는지가 2026년 벅셔의 가장 큰 과제가 됐다.

인간관계의 복리: 버핏과 멍거의 64년 무다툼은 단순히 사이 좋은 친구 이야기가 아니다. 그 64년이 벅셔를 만들었다. 버핏은 2024년 레터에서 멍거를 "벅셔의 건축가(architect)"라고 불렀다. 자신은 "시공자(general contractor)"일 뿐이라고. 겸손이 아니라 사실이다.

1965년 버핏이 벅셔를 인수했을 때 멍거가 말했다. "워런, 벅셔를 산 건 멍청한 결정이야. 하지만 이미 샀으니, 내가 고치는 법을 알려줄게." 그리고 알려줬다. "벤 그레이엄한테 배운 건 다 잊어. 좋은 회사를 공정한 가격에 사. 나쁜 회사를 싼 가격에 사지 말고." 버핏은 그 조언을 60년간 따랐다.

하지만 왜 버핏의 복리 철학은 2026년을 사는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일까. 우리는 복리가 작동할 수 없도록 강요받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빠르게 무너트려라(Move fast break things)'라는 표어를 내세우며 급성장한 이후, '복리'가 작동하기 전에 게임을 바꿔 버리는 것이 '실리콘밸리 방식'이라며 전 세계로 확산됐다.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자를 죽이고, 돈을 쓸어담고, 10년 아니 5년 안에 엑시트(exit)하라는 것이 '뉴노멀'이 됐다.

그리고 2024년부터 본격화된 AI 혁명은 이 속도를 더욱 가속화했다. 챗GPT가 등장한 지 2년, 이제 AI는 코드를 쓰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심지어 에이전트로서 복잡한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하루가 1년 같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시대가 됐다.

한국의 투자 문화는 더 극단적이다. ‘빨리빨리’ 문화는 투자의 DNA에 새겨졌다. 3개월 만에 결과를 원하고, 1년 안에 성공을 증명하라고 압박한다. 2차전지가 핫하면 2차전지, AI가 뜨면 AI 반도체. 테마가 바뀌면 포트폴리오도 바뀐다. 한국거래소 통계가 증명한다. 개인투자자 평균 보유 기간은 3~6개월에 불과하다.

친구 관계도 마찬가지다. ‘인맥 관리’라는 말 자체가 관계를 거래로 보는 시각이다. 쓸모 있으면 연락하고, 쓸모 없으면 연락을 끊는다. 명함을 주고받지만 신뢰를 쌓지 않는다. 링크드인 연결은 많지만 저녁을 같이 먹을 친구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복리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복리의 전제조건은 "같은 게임을 오래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계속 바꾼다. 씨앗을 심고 3개월 후에 "왜 안 크나"며 뽑아 버린다. 다른 씨앗을 심는다. 또 3개월 후에 뽑는다. 악순환이다.



한국은 왜 복리에 약한가

결국 복리의 철학은 하나의 역설로 귀결된다. 느린 것이 가장 빠른 것이다.

버핏은 "부자는 되지만, 천천히 된다(Get rich, but slowly)"고 했다. 한국인들은 빨리 부자 되려다가 평생 가난하게 산다. 주식으로 한탕, 코인으로 한탕, 부동산으로 한탕. 99번 실패하고 1번 성공해봤자 원금도 못 찾게 된다.

2026년 한국에서 가장 부족한 건 속도가 아니라 인내다. 가장 과잉인 건 인내가 아니라 조급함이다. 우리는 너무 빨리 가려다가 결국 못 간다. 씨앗을 심고 3개월 후에 뽑아 버리는 경우가 적잖다. 나무가 자랄 리 없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그리고 한국 사회는 왜 복리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로 설계돼 있는 것일까.

생애 주기의 압축: 한국인은 20대에 취업하고, 30대 초반에 결혼하고, 30대 후반에 집을 사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40대에 애들 교육비로 쪼들리고, 50대에 명예퇴직을 당한다. 60대에 치킨집을 차린다. 이 타임라인 안에서 복리가 작동할 시간이 없다. 인생이 10년 단위로 압축돼 있다. 20년, 30년을 내다볼 여유가 없다.

반면 버핏은 11살에 첫 투자를 하고, 95살에도 여전히 일한다. 84년이다. 그 긴 시간 동안 같은 게임을 했다. 주식 투자. 좋은 기업 고르기. 오래 보유하기. 게임을 바꾸지 않았다. 한국인은 20대에는 공무원 시험, 30대에는 부동산, 40대에는 주식, 50대에는 치킨집. 게임을 계속 바꾼다. 복리가 쌓일 리 없다.

제로섬 게임의 문화: 한국은 '경쟁 강국'이다. 모든 걸 경쟁으로 보고 순위를 매기는 데 익숙하다. 대학 입시, 취업, 승진, 아파트. 어릴 때부터 내가 이겨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기업도 비슷하다. 누가 돈을 번다고 하면 그 사업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한다. 파이를 키우기보다 조그만 파이라도 가져가야겠다는 인식이 크다. 한국인들은 피터 틸의 "경쟁하지 말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 복리는 파이를 키우는 메커니즘인데,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파이 나누기에만 집중한다.

버핏의 복리는 다르다. 벅셔가 성장하면 주주 모두가 이긴다. 코카콜라가 성장하면 코카콜라 주주 모두가 이긴다. 제로섬이 아니라 포지티브섬이다. 그래서 60년간 무배당으로 재투자할 수 있었다. 주주들이 믿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자사주 매입하면 대주주 지분율 올리기 위한 거 아니냐고 의심한다. 배당 안 하면 경영진이 돈 쌓아 두고 오너 가족한테 넘기려는 거 아니냐고 의심한다. 신뢰가 없다. 신뢰 없이 복리는 불가능하다.

단기 성과주의: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하는 정부나 연구소, 대학도 '단기 성과주의' 압박이 심하다. 임기 내 모든 것을 해결하고 긍정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버핏은 정반대였다. 2023년 레터에서 그는 일반회계원칙(GAAP)상 순이익을 "무용지물보다 나쁘다(worse-than-useless)"고 비난했다. 버핏은 대신 영업이익(operating earnings)을 중요시했다. 사업이 실제로 만들어내는 현금. 그게 복리의 재료다.

AI를 ‘도구’가 아닌 ‘복리 엔진’으로

AI 혁명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버핏의 '복리' 개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복리는 더 이상 단순한 "시간이 만들어주는 부의 마법"이 아니라 "지속적 학습, 신뢰, 지능의 누적 구조"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복리의 철학은 더욱 전략적이 된다.

2025년을 거치며 AI는 모든 산업에 침투했다. 클로드, 챗GPT, 제미나이 같은 초거대언어모델(LLM)은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지적 파트너가 됐다. 코딩, 글쓰기, 분석, 의사결정 지원까지.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생산성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AI가 복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리의 격차를 극대화시킨다는 점이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단순히 결과를 얻는 게 아니라, 매번 결과에서 학습하고 개선하는 피드백 루프를 설계한다. 어제 AI로 만든 코드가 오늘의 기반이 되고, 오늘 AI와 나눈 대화가 내일의 통찰이 된다. 이것이 바로 '지식의 복리'다. AI가 만든 차이는 속도지만, 사람이 만든 차이는 누적이다.

반면 AI를 소비재처럼 쓰는 사람은 매번 처음부터 시작한다. 프롬프트를 던지고, 결과를 받고, 복사하고, 끝. 다음 날 또 처음부터. 복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속도만 빨라졌을 뿐, 축적은 없다.

AI는 모든 것을 복제한다. 코드, 디자인, 전략, 심지어 창의성까지. 2025년 한 해 동안 AI가 만든 이미지, 글, 음악은 인류 역사상 그 이전에 만들어진 모든 콘텐츠를 합친 것보다 많다는 추산도 있다.

하지만 복리로 쌓인 신뢰, 평판, 관계, 브랜드는 복제할 수 없다. 버핏이 "좋은 평판을 쌓는 데 20년, 무너뜨리는 데 5분"이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가 만들어내는 초지능 경쟁에서 '신뢰의 복리'는 인간의 마지막 경쟁력이 된다.

챗GPT는 버핏처럼 글을 쓸 수 있다. 버핏의 문체를 학습하고, 버핏 스타일의 주주서한을 생성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글에 60년간의 실적이 담기지 않는다. 300만 주주들의 신뢰가 담기지 않는다. 멍거와의 64년 우정이 담기지 않는다. AI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만, 맥락을 만들 수 없다. 복리로 쌓인 맥락은 복제 불가능하다.

AI는 단기 효율을 극대화한다. 그만큼 모두가 단기적으로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장기 시야를 가진 소수가 압도적 복리를 누린다. 복리의 철학은 AI 시대의 역발상적 경쟁력이 된다.

모두가 하루 만에 성과를 원할 때, 꾸준히 쌓는 사람만이 AI를 ‘도구’가 아닌 ‘복리 엔진’으로 바꾸는 법을 안다. AI로 매일 조금씩 더 배우고, 그 배움을 시스템으로 축적하고, 그 시스템을 다시 AI로 강화하는 선순환. 이것이 2026년에 복리를 작동시키는 방법이다.

버핏의 말처럼 "빠른 변화는 모두를 흥분시키지만, 복리는 결국 남는 사람의 편에 선다." AI 기술도 결국 데이터, 신뢰, 고객, 지식의 누적 곡선을 가진 기업이 승리한다. 이는 버핏이 말한 '좋은 기업을 오래 보유하라'는 철학의 현대적 버전이다.



버핏의 은퇴가 던지는 질문

2025년 말, 버핏은 마침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60년간 벅셔를 이끌어 온 그가 회장직만 유지한 채 실질적 경영권을 그레그 에이블에게 넘겼다. 이 사건은 복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버핏이 60년간 쌓아 온 '신뢰의 복리'는 이전될 수 있는가. 복리의 특성상, 한 번 쌓인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벅셔의 브랜드, 60개 자회사의 네트워크, 3500억 달러의 현금, 3000억 달러의 주식 포트폴리오. 이 모든 물리적 자산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버핏에 대한 신뢰'라는 무형 자산은 어떻게 되는가.

버핏 자신이 복리의 원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그는 점진적 전환을 선택했다. 하루아침에 물러나지 않고, 회장직을 유지하며 서서히 영향력을 줄여 가는 방식이다. 이것은 '신뢰의 복리'가 한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이전되는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다.

동시에 벅셔는 변하고 있다. 토드 콤스의 JP모건 이직, 중간관리 계층의 신설, 첫 사내 법무총괄 임명. 이 모든 변화는 '버핏 개인의 복리'에서 '조직의 복리'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버핏의 직관이 만들어낸 신뢰를 시스템의 투명성이 대체하려는 것이다.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복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에이블이 버핏만큼의 신뢰를 쌓으려면 10년, 20년이 걸릴 것이다. 그 사이에 주주들의 인내심이 바닥날 수도 있다. 벅셔가 '버핏의 복리'를 '벅셔의 복리'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2026년 이후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복리는 AI 시대 인간의 무기

AI는 복리를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복리를 가속화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다만 이제 복리의 대상이 ‘돈’에서 ‘지능과 신뢰’로 옮겨갔을 뿐이다.

버핏이 70년 동안 쌓은 복리를 AI를 활용하면 10년 안에 재현하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더 배우고, 꾸준히 쌓는 습관이다. AI가 시대를 바꾸지만, 복리는 인간을 성장시키는 원리로 남을 것이다.

2026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속도가 아니다. 더 긴 호흡이다. 복리가 작동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버핏은 96세에도 여전히 복리를 말한다. 그의 마지막 교훈은 결국 이것이다. 좋은 사람을 고르고, 오래 함께하고, 절제하라. 돈이든 지식이든 관계든, 복리는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고, 단 한 번의 배신으로 영구히 깨진다.

AI가 모든 것을 빠르게 만드는 시대,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느리게 쌓는 것이다. 버핏이 64년간 멍거와 쌓은 신뢰처럼. 그것이 복리의 진정한 의미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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