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X를 넘어 인공지능 기반 경험 전환(AX)으로 산업 전반에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인간과 기업,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경험 구조가 어떻게 설계되고 운영돼야 하는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변곡점이다.
AX 시대의 고객은 더 이상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과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다. 어떤 기업이 경험 완성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어떤 산업이 고객을 비용 대상으로만 바라보는지 훨씬 날카롭게 감지한다. 기술이 고객을 대체하는 시대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고객 경험이 이전보다 더 인간적으로, 더 공정하게, 더 의미 있게 재편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기업이 유의해야 할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고객 경험은 단순히 UI를 개선하거나 챗봇을 도입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와 맺는 관계 구조를 다시 짜는 것이다.
고객은 자신의 감정과 시간을 존중해주는 브랜드를 신뢰하고, 그 신뢰가 추천으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AI 기술 도입은 효율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더 인간적이고 심층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가격과 혜택, 정책과 약관 등 고객과의 약속 체계 전반을 AX 시대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 결국 기술은 고객이 기업과 맺는 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드는 촉매제가 돼야 한다.
2025년 KNPS가 보여준 산업별 등락은 기술 격차의 결과가 아니라 경험 격차의 결과다. AX 시대 기업에 주어진 과제는 이 경험 격차를 줄이고 고객에게 ‘추천할 만한 이유’를 되돌려주는 일이다.
박미옥 기자 histm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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