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피아니스트 임동혁(41)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려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16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임동혁의 상태가 우려된다"는 신고를 받고 서초구 서초동 모처로 출동해 임동혁을 발견했다. 임동혁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동혁은 이날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글에서 오랜 기간 겪어온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평생 연주자로 살아오면서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2015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항우울제를 복용했다. 항우울제 자체는 나쁜 약이 아니고 평생 먹어도 상관없지만, 지병으로 인해 지속해서 나를 아프게 했다"고 적었다. 이어 "수천 명의 박수갈채를 받다가도 호텔 방으로 돌아오면 혼자가 되는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이 너무 컸다"고 밝혔다.
임동혁은 "선천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더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며 "주변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야비한' 행동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많은 연주자들이 무언가에 의존하며 버티는 것도 사실"이라고 썼다. 그는 "나는 술에 의존하게 됐고 끊었다가 다시 마시기를 반복했다. '음주가무'도 좋아했지만, 그 끝에 공허함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고 털어놨다.
임동혁은 "결국 음악이 내 전부였다"면서 전 부인과 관련한 갈등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전 부인이 이혼 소송 중 음란 메시지를 보냈다며 나를 매도했으나 나는 음란 메시지를 보낸적도 없고 이혼 소송 중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임동혁은 전 부인으로부터 사생활과 관련한 협박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정신적 질환이 악화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루에 향정신성 의약품을 포함해 25알씩 먹는 것 같다"며 "심신이 무너졌고 너무 외롭고 고독하다. 나는 천사는 아니었지만 이 세상은 내가 살기에 너무 혹독했다"고 적었다. 그는 "자살에 실패한 사람에게 '관심받으려고 그러냐'는 말도 들었다. 어마무시한 상처였다"고 덧붙였다.
글 말미에서 임동혁은 "결국 모두 내 불찰이고 잘못"이라면서도 "나는 다소 천박할지 몰라도 내 음악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에게 행복과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 그동안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고, 감사했다"며 글을 맺었다. 해당 글에는 "12월 16일 새벽 5시 35분"이라는 날짜와 함께 임동혁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장이 찍혀 있었다.
임동혁은 쇼팽·차이콥스키·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등 이른바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한 연주자로,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 처음으로 대중적 팬덤을 형성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사생활 논란이 잇따르며 연주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임동혁은 2020년 서울 강남구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지난해 12월 약식기소돼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으나, 지난 9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 이후 임동혁은 연주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그는 2021년 이혼 소송 과정에서 전 부인에게 음란 사진을 보냈다는 혐의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관련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임동혁은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기소이유서를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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