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6일 10: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의 발행어음 부서가 운용 부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에 맞춰 투자은행(IB)과 운용 간 파이어월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신디케이션본부에 속한 발행어음 부서는 이번 단행된 사장 인사 후에 운용 부문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지주는 이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KB증권 IB부문 대표 후보로 강진두 현 경영지원부문 부사장을 추천했다.
강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현대증권을 거쳐 합병을 통해 KB증권 기업금융1부장, 기업금융2본부장, IB2총괄본부장을 지내고 2024년 KB증권으로 옮겨와 경영지원부문 부사장을 맡아왔다. 이번 인사로 IB부서 조직 개편의 폭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현재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운용 조직이 IB 내 신디케이션본부에 속해 있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서도 신디케이션부에 속해 있었지만, 지난 10일 조직개편을 통해 운용사업 부문 아래 발행어음운용부를 신설해 운용 조직을 재정비했다. KB증권은 이번 인사 과정에서 IB부서의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18조7010억원), KB증권(11조3812억원), NH투자증권(9조4409억원), 미래에셋증권(8조2634억원) 등이 조단위 발행어음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그동안 IB부서가 주관한 회사채를 같은 IB부서에 속한 발행어음 운용 조직이 투자할 수 있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인수금융 등에 투자해왔다. 기업금융을 가장 잘 아는 IB부서가 운용까지 함께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의 가격 왜곡을 유발한다는 이른바 ‘캡티브 마케팅’ 논란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발행어음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기관투자가 역할까지 수행하는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발행어음 부서를 운용 부문으로 이관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관련 조직을 모두 운용 부문에 두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중이다. 최근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운용 부서를 투자운용부문에 설치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도 전략기획본부를 신설하고 발행어음을 전담하는 종합금융본부를 꾸릴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발행어음과 IMA부서를 운용 조직에서 담당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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