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류분 제도가 변화를 앞두고 있다.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가 유류분 제도의 핵심 조항들에 대해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면서 2025년 12월 31일까지 입법을 완료할 것을 주문했다. 이 글을 작성한 2025년 12월 15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유류분 관련 개정안을 살펴본다.
유류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 규정에 대해서는 단순 위헌을 선고해 효력을 즉시 상실하도록 했다.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헌법불합치 판결로 민법 개정 필요
둘째, 패륜적인 상속인의 유류분 상실 사유를 규정하도록 했다.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할 것이므로,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한 민법 제1112조 제1호∼제3호에 대해 2025년 12월 31일을 개정 시한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법규정이 위헌이지만 바로 효력을 상실하면 혼란에 빠지게 되므로 입법 시한까지는 그 규정을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셋째, 상속인의 기여를 유류분에서도 반영하도록 했다. 피상속인을 오랜 기간 부양하거나 상속재산 형성에 기여한 기여상속인이 그 보답으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일부를 증여받더라도 이 증여재산을 유류분으로 반환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이와 같이 기여분을 반영하도록 돼 있지 않은 민법 제1118조에 대해 2025년 12월 31일을 개정 시한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유류분 상실 사유와 유류분에 기여분을 반영하도록 입법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 이후 여러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이 나왔는데 대부분 공통된 내용을 담고 있다.
유류분 상실청구 누가 하느냐가 쟁점
먼저, 유류분 상실 사유에 대해서는 백혜련 의원, 권칠승 의원, 서지영 의원 등이 발의했으며 유류분 상실 제도를 신설해서 패륜적 행위를 한 상속인의 유류분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류분 상실 사유는 공통적으로 피상속인에 대한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게 중대한 범죄행위,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을 장기간 유기하는 등 정신적, 신체적으로 학대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돼 있다.
또한 유류분 상실 방법에 대해서는 유류분 상실청구권자가 가정법원에 유류분 상실 청구를 한 후 가정법원이 유류분 상실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심리해 그러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유류분 상실 선고를 해야만 유류분이 상실된다는 점은 공통된다.

그러나 누가 유류분 상실 청구를 할 수 있게 하느냐에서 차이가 있다. 서지영 의원 안은 피상속인이 공정증서유언으로 미리 유류분 상실 의사를 표시하면 유언집행자가 이에 따라 직접 가정법원에 상실 청구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다른 의원 안은 유류분 반환을 당한 사람만이 가정법원에 유류분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피상속인의 유류분 상실 의사도 중요한 만큼 공정증서유언으로라도 피상속인이 유류분 상실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하는 안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한다. 현재 대법원 판결 하에서도 특별한 기여와 부양에 대한 대가로 증여한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피상속인과 상속인의 의사가 어떠한지를 상당히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유류분에 기여분 반영에는 한목소리
유류분 상실 사유에 관해서는 개정안 내용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유류분에 기여분을 반영하는 내용은 각 의원들 간의 차이가 거의 없다. 현재 올라와 있는 개정안은 공통적으로 유류분을 산정하는 경우 기여분 규정을 준용해 유류분에 상속인의 기여를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박지원 의원안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기여가 인정되는 증여나 유증재산 자체를 특별수익과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추가하고 있다.
유류분 상실 사유 및 기여분 반영의 적용 범위는 어떻게 될까. 이 부분은 2026년 1월 1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모든 의안이 일치한다.
다만, 현재 대법원 판결에 의하더라도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 증여를 받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고, 피상속인의 생전 증여에 상속인의 위와 같은 특별한 부양 내지 기여에 대한 대가의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경우와 같이 상속인이 증여받은 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취급한다면 오히려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인 형평을 해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한도 내에서 생전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여한 상속인의 경우에는 직접 개정안을 적용받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신의 기여를 인정해 달라는 주장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법 개정 시한 넘기면 혼란 불가피
현재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은 민사법원에서 진행하고 있고, 기여분 결정심판청구는 가정법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상속인의 기여를 유류분 반환 시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법원이 이를 판단하면 심리도 지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서영교 의원 등이 발의한 안은 유류분 반환 사건을 가정법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해 유류분과 기여분이 가정법원에서 한번에 심리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국회에서 신속하게 이를 입법해야 하나, 그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아직 법안이 위원회 심사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개정 시한을 넘기는 경우 유류분 제도와 관련된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국회에서 신속하게 이를 개정하기를 기대해본다.
양소라 법무법인 화우 자산관리센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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