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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숙련도 쌓은 뒤 '이직 점프'…"첫 일자리는 종착지 아닌 경유지"

입력 2025-12-16 17:22   수정 2025-12-17 01:02

청년 노동시장이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정착형’이 아니라 이직을 통해 임금과 숙련을 끌어올리는 ‘이동형’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첫 일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고 경력을 쌓아 옮겨가는 사례가 많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첫 직장이 계약직이거나 중소기업, 하청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을 마냥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국가데이터처가 올해 발표한 ‘2023년 일자리이동통계’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의 연간 일자리 이동률은 21.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대(15.6%), 40대(13.1%)와 비교해도 격차가 뚜렷하다. 고용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만큼 이동이 잦고 기회도 많다는 뜻이다.

‘이직=임금 상승’이라는 공식도 확인됐다.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직장을 옮긴 임금근로자 가운데 60.7%는 더 높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이동했다. 특히 15~29세의 임금 상승 비율은 64.7%로 전 연령대 중 최고였다. 30대(30~39세) 역시 전보다 많은 임금을 받고 일자리를 옮긴 비율이 63.0%에 달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경로도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2023년 기준 일자리를 이동한 중소기업 근로자 100명 중 약 12명(12.1%)이 대기업으로 진입했다. 2018년 9.4%에서 5년 새 2.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비율 자체는 높지 않지만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 사이에 ‘사다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청년 취업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첫 일자리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기보다 경력과 숙련도를 쌓는 경유지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청년층은 이동 과정에서 임금과 숙련이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집단”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동의 질을 높이고, 중소기업에서 보다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는 희망 경로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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