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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35년 내연차 퇴출 철회…'하이브리드 강자' 현대차 기회

입력 2025-12-16 17:32   수정 2025-12-17 01:19

유럽연합(EU)이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유럽 최대 완성차 회사인 폭스바겐이 올해 3분기에만 10억7000만유로(약 1조8566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내는 등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반면 중국 전기자동차는 유럽시장을 휩쓸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럽 넘보는 중국차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이 같은 내용의 법 개정안을 16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개정안은 친환경 철강재 사용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업체별로 2035년 신차 탄소 배출량 한도를 2021년의 10%까지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만큼 내연기관차를 판매할 수 있게 된 셈이다. EU는 당초 2035년부터 신차 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해 내연기관차를 퇴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사상 최대인 202만2173대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인 2023년 연간 판매량(201만8885대)을 이미 넘어섰다. 전기차가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0.3%에서 18.3%로 올라섰다.

하지만 유럽 자동차 업체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졌다. 비야디(BYD)와 지리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다. 중국 차는 100% 관세를 내야 하는 미국을 피해 유럽에 화력을 집중했다. BYD 소형 전기차 돌핀의 유럽 판매 가격은 2만2990유로(약 3986만원)로, 폭스바겐의 소형 전기차 ID.3(3만3330유로·약 5779만원)보다 40%가량 싸다.

그 덕에 올 상반기 중국 자동차 업체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34만7135대)은 작년 동기보다 91%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2.7%에서 5.1%로 확대됐다. EU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중국 차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하이브리드카 ‘틈새 전략’
EU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유럽 신차의 40%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내연기관차를 10년 안에 퇴출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서다. 유럽 신차 판매량에서 내연기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7.9%에서 지난해 43.4%로 10%포인트 넘게 줄었지만 여전히 연 500만 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에 집중해 온 중국과 달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병행 전략’을 써온 만큼 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규제 완화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코롤라와 캠리, 라브4 등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많이 거느린 도요타도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 1~10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5만31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카도 인기다. 지난달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2794대로 전기차 모델(2481대)을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메이커는 ‘전기차 올인’ 전략을 포기하고 하이브리드카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한명현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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