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340명의 사형을 집행하면서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사형집행 기록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과의 전쟁' 초기 체포된 마약사범들의 처형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이날 사우디가 3명을 살인죄로 메카에서 처형하면서 올해 사형 집행 건수가 340명에 이르렀다고 자체 추산한 결과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338명을 처형한 지난해에 이어 1990년 이후 집계된 자체 사형집행 최고 기록을 2년 연속 경신했다. 사우디는 최근 3년 동안 중국, 이란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사우디 사형집행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2023년에 시작한 '마약과의 전쟁'이 꼽힌다. 시행 초기 체포된 사람 중 다수가 유죄 판결받은 후 이제야 사형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것.
사우디는 마약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사형집행을 약 3년간 중단하다 2022년 말 재개했다. 인권단체 리프리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올해 사우디에서 집행된 사형 3분의 2는 마약 범죄에 관련된 것이었다.
'가난한 자의 코카인'이라 불리는 마약 캡타콘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사우디는 최근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밀매 범죄에 사형을 선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사형수 중 다수는 사우디에 일자리를 찾아온 저소득 국가의 외국인으로, 국제앰네스티는 사형수들이 낮은 교육 수준과 불리한 사회적 배경으로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우디가 단죄하는 범죄자가 주요 마약밀매업자가 아닌 이들의 사업에 동원된 취약계층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인권단체 리프리브 관계자는 "이들은 폭력 범죄자가 아닌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라면서 "이들을 처형하는 것은 사형이 고의적 살인에만 적용되도록 의무화하는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 당국은 사형은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하고, 모든 항소 절차가 종료된 후에만 집행된다고 반박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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