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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다음은 로봇…휴머노이드 로봇이 온다

입력 2026-01-20 11:35   수정 2026-01-20 11:36

[마켓 트렌드]



로봇 관련 종목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구·산업구조가 바뀌고 있는 와중에 국내외 정책 호재가 여럿 겹친 영향이다. 지난 수년간은 박람회 전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가 본격 양산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요 기업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선 로봇 밸류체인(가치사슬) 기업들을 모은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지난 3개월간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는 39.2% 올랐다. ‘KODEX 로봇액티브’는 39.11%, ‘RISE AI&로봇’은 24.73% 수익률을 냈다.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22.99%)’,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13.98%)’ 등도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한국도 미국도 ‘로봇 산업 키운다’

그간 국내 증시에서 로봇주는 연말·연초에 특히 강세를 보여 왔다. 차세대 사업 분야인 만큼 기업들이 미래 비전을 구상하고 공개하는 시기에 주요 주가 모멘텀을 타서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가 매년 1월 열리는 것도 통상 이 시기 로봇주 주가가 오른 이유다.

그런데 이번엔 이 같은 ‘정기 모멘텀’이 전부가 아니다. 주요국들이 속속 로봇 산업 육성책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지난 11월 초 미국에선 트럼프 정부가 연내 로봇 산업 관련 행정명령을 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미국 상무부는 “로봇공학은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 로봇 산업을 차세대 전략 분야로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월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5년간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등 분야에 총 15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앞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3대 강국 도약’을 경제성장 전략 주요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물류 분야를 시작으로 제조, 건설 등 산업 전반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극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한국과 미국 등이 로봇 산업을 키우려는 것은 인구구조 변화 영향이 크다. 고령화가 빨라지는 반면 출생률은 줄고 있어 제조 현장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 수요를 일부 로봇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 입장에선 안전 책임 강화, 인건비 상승 등이 로봇 수요를 높이고 있다.

AI 기술 발달도 로봇 시장 개화를 자극하고 있다. 디지털 영역을 넘어서 실제 현실에서 물리적으로 구동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선 자율주행차와 함께 로봇이 핵심 요소라서다. 엔비디아의 무랄리 고팔라크리슈나 스마트머신 사업총괄은 “AI가 로봇을 제어하는 피지컬 AI가 주방, 요양, 간호 등 기존엔 로봇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확장될 것”이라며 관련 시장이 50조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현대차 등도 로봇에 투자

국제로봇연맹은 로봇을 산업용 로봇과 의료·서비스용 로봇 등 크게 두 갈래로 구분하고 있다. 국내에선 산업용 로봇 분야 주요주는 대부분 대기업이거나 대기업 자회사다. 의료·서비스용 로봇은 코스닥에 상장된 중소·중견기업들이 주요주로 꼽힌다.

산업용 로봇 분야에선 삼성과 현대차, LG, 두산 등 굵직한 대기업 그룹이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산하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5년 미래로봇추진단을 설립한 한편 협동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8년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목표다.

두산 계열 두산로보틱스는 미국 유니버설로보틱스, 일본 화낙에 이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로보스타의 최대주주이자 로보티즈의 2대 주주다. 로보스타는 산업용로봇과 무인운반차량 등에 특화했다. 로보티즈는 로봇 기술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액추에이터 전문 기업이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산업용 로봇의 핵심 수요자이면서 향후 로봇 공급자 역할도 할 수 있다”며 “이들이 투자한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향후 매출처 확보와 글로벌 진출 기회 등에 앞서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료·서비스 로봇은 수술·시술·재활치료, 접객·청소 등에 주로 쓰인다. 세계 의료 로봇 분야의 최강자는 다빈치 수술로봇으로 유명한 미국의 인튜이티브 서지컬로, 전체 시장의 57%를 차지한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대비 초기지만 정부의 첨단의료기기 육성 정책 등을 타고 성장 탄력성이 높다는 평가다.

뇌수술용 의료로봇 ‘카이메로’를 주요 제품으로 두고 있는 고영, 인공관절 수술과 척추수술 등에 쓰이는 수술로봇 ‘큐비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큐렉소, 보행치료 등에 쓰이는 로봇 ‘엔젤’ 시리즈를 둔 엔젤로보틱스 등이 있다. 클로봇은 안내, 방역, 청소, 배달 등 서비스로봇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하드웨어는 직접 생산하지 않고 다른 로봇 기업들과 협력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부품주도 눈여겨볼 만

주요 기업들은 2026년부터 휴머노이드 양산 시도를 본격화한다. 이 같은 시기엔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휴머노이드 부품 기업들도 눈여겨보라는 게 증권가의 조언이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인식·동작을 모방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이 때문에 판단을 도맡는 칩, 감각을 인식하는 센서, 근육과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심장처럼 동력을 주입하는 배터리 등이 필요하다.




이 중 단기적으로 가장 주가 탄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액추에이터다. 다른 부품들은 이미 타 분야 수요를 바탕으로 관련 기업들이 여럿인 반면, 액추에이터는 공급할 수 있는 기업들이 제한적이라서다. 국내에선 로보티즈, 삼현 등이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로봇 상장사 상당수가 아직 적자이거나 흑자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아직은 로봇 도입에 따르는 투자 대비 수익률(ROI)이 사람의 노동력을 본격 대체할 정도로 높지도 않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로봇 시장은 아직 개화 단계로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런 경우엔 여러 종목을 아울러 담아 리스크를 분산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국내 로봇주의 장기 우상향을 점치고 있다. 이지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라 산업 데이터 수집이나 현장 투입 제반 환경이 좋다”며 “그간 제도적 한계가 있었지만,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가 동반되면서 산업 ‘병목현상’이 해소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도 국내 기업엔 호재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테슬라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며 “로봇 분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한국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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