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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의 시대, 데이터센터는 도시의 ‘AI Factory' [이지스의 공간생각]

입력 2025-12-17 10:14  

이 기사는 12월 17일 10: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위상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는 기업의 정보를 저장·관리하는 ‘서버실의 확장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 데이터센터는 AI모델이 학습하고 추론하며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간, 즉 ‘AI Factory(인공지능 공장)’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IT 인프라가 아닌,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생산시설로 재정의할 수 있다.

AI Factory라는 개념은 일부 글로벌 기업의 상업적 용어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점차 범용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AI 산업을 지탱하는 고성능 연산 인프라와 이를 수용하는 물리적 공간, 그리고 운영 기술이 긴밀하게 결합된 구조를 의미한다.

고성능 GPU 클러스터는 제조업 공장을 능가할 정도의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냉각 방식 역시 기존 공랭식에서 수냉·액침 냉각 등 고밀도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인입과 변전 설비, 건물 구조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국 오늘날의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라, 첨단 장치산업의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일에 가깝다.

AI Factory의 중요성은 도시 차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AI와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은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산업 구조와 성장 경로를 바꾸는 동력이 되고 있다. 충분한 전력 공급, 안정적인 통신망, 신뢰성 높은 냉각 인프라를 갖춘 도시는 자연스럽게 AI기업과 연구기관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다. 싱가포르와 일본 수도권이 국가 차원에서 AI 인프라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시의 ‘디지털 생산능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바로 데이터센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AI 수요의 급증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력과 계통 제약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입지 가능 지역은 빠르게 제한되고 있다. 과거 제조업이 항만과 물류 환경에 따라 지역의 산업 지도를 바꿨다면, 앞으로는 전력망 용량과 네트워크 속도가 도시의 성장축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 전략의 핵심 축으로 다뤄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 관점에서도 패러다임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오랫동안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제공하는 자산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GPU 밀도, PUE, 냉각 효율성, 네트워크 지연 속도와 같은 기술적 요소가 자산의 경제적 가치와 직결된다. 즉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면적과 임대료’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고도화된 기술 인프라 투자처가 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금융의 역할 역시 단순한 개발·운용을 넘어, 산업과 기술 생태계를 함께 설계하는 총체적 인프라 파트너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AI의 발전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며, 이를 뒷받침할 물리적 기반시설에 대한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과거 제조업 공장이 도시의 경제적 토대를 만들었다면, 앞으로의 도시 경쟁력은 AI Factory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확보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데이터센터를 IT 시설이 아닌, 미래 산업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프라 전략과 정책, 투자 구조 역시 이 변화에 맞춰 재편되어야 한다. AI 시대의 공간 패러다임은 이미 이동하고 있으며, 이를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도시와 기업이 결국 미래의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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