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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길다' 지적받은 이학재, 李에 또 반박 "참모들 정확히 보고하라"

입력 2025-12-17 14:13   수정 2025-12-18 09:10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7일 '외화 불법 반출 단속 업무 소관이 인천공항공사에 있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며 참모들에게 정확한 보고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화 불법 반출 단속의 법적 책임은 관세청에 있고 인천공항은 MOU로 업무협조를 하는 것이다. 위탁받은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MOU는 양해각서로서 협력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고 법적책임이 없다"면서 "이와 달리 위탁은 법령 혹은 계약에 따라 업무를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것으로 법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공사는 외환 불법 반출 관련 법적 권한과 책임이 없어서 MOU를 체결해 유해물품 보안 검색 시에 관세청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보고를 해줄 것을 국정 최고책임자의 참모들께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공항공사 사장은 처음에는 자기가 하는 일이라고 했다가 세관이 하는 일이라고 했다. 나중에는 (이 사장이 공항공사 업무는) 계속 아니라고 했는데, 댓글을 보다가 세관이 아니라 공항공사가 하는 게 맞는다는 댓글이 있더라. 대중이 다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무보고는 정치적 논쟁의 자리가 아닌데 왜 그런 것을 악용하느냐면서 "행정 영역에서는 허위 보고해서는 안 된다. 제가 모른다고 야단쳤나. 공부하고 노력해서 보완하면 된다. 이 자리는 행정을 하는 자리다. 여기는 지휘하고 명령하고 따르는 행정 영역"이라고 공개 저격했다.

이 사장이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범죄를 대통령이 가르치셨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것도 댓글에 다 나온다. 뭘 새로 가르치느냐"며 "'사랑과 전쟁(부부 불화를 다룬 드라마 프로그램)'이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냐는 댓글도 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틀려도 괜찮은데 정치 세계에선 조금 다르다"며 "책임져야 한다. 권한만큼 책임을 지는 것인데,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천하의 도둑놈 심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을 업무 파악 부실을 이유로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의 질책은 이 사장에게 외화 불법 반출 단속 관련 업무를 질문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1만 달러 이상은 해외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질문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저희는 주로 유해 물질을 검색한다", "업무 소관은 다르지만, 세관에 넘겼다" 등 핵심을 짚지 못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옆으로 새지 말고 물어본 것을 얘기해보라"며 "외화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 사장이 재차 다른 설명을 시도하자 이 대통령은 말을 끊고 굳은 표정으로 "참 말이 기십니다"라며 "가능하냐, 안 하냐 묻는데 왜 자꾸 옆으로 새요"라고 공개 질책했다. 옆에 있던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나서 "1만 달러가 넘는 현금에 대한 체크가 가능한지만 얘기하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이 사장은 결국 "그건 실무적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협의해보라는 지시에도 이 사장이 바로 답하지 못하자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세요?"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 대통령의 질문이 업무 범위 밖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장은 업무보고 당일 SNS에 "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검색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 품목"이라며 "인천공항은 위해물품 검색 과정에서 불법 외화반출이 발견되면 세관에 인계한다. 책갈피에 숨긴 달러의 검색 여부는 인천공항공사 30년 경력 직원들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외화 불법 반출 단속은 기본적으로 '세관'의 업무이며 공항 보안 검색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면 세관에 인계하게 돼 있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이 이 대통령에게 연일 저격을 당하고 SNS에 추가 입장을 내는 것과 관련해 정옥임 전 의원은 "질문을 받았을 때 어버버하지 말고 바로 명쾌히 답을 했으면 어땠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 전 의원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질문하면 그 자리에서 들이받든지 대답을 완전히 명쾌하게 해야 하는데 (이 사장이) 놀랬나 보다"라며 "당적도 다른데 어버버할 게 뭐 있나. 그냥 하지"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한테 한 대 맞았는데 그땐 잘 모르고 넘어갔는데 생각할수록 분한 거 있지 않나"라며 "그러니까 기자간담회도 하고 SNS에 올리거나 그러는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을 그 자리에서 정중하면서도 당당하게 했었으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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