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7일 14: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 설립을 위해 최소 6억7500만달러(약 1조원)의 현금 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이번 미국 투자가 겹치면서 차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이번 프로젝트에 실제로 부담해야 할 자금은 최소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현지법인에 25억25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합작법인(JV)이 실시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돌려받는 금액 19억4000만달러에서 고려아연의 초기 출자금 9000만달러를 제외하면, 고려아연이 최종적으로 자체 부담해야 하는 순수 현금은 6억7500만달러(약 1조원) 수준이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은 3분기 말 기준으로 6530억원에 그쳐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유상증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회사채 발행이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 될 가능성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국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초 15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데 이어 차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에만 총 1조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4월 7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뒤 10월에도 7000억원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했다. 당시 발행 금리는 3년물 기준 2.998%였다.
이와 함께 중국은행, BNP파리바은행 등으로부터도 연 4.79~4.89%의 금리로 3662억원을 3년 만기로 차입했다. 이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달한 6%대 고금리 대출을 차환하기 위해서였다.
올해 자금 조달 과정에서는 지난 6월 신용평가사의 장기신용등급 하락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A0로 하락했지만, 시장에서는 신용 위험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영풍·MBK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데다 테네시주 제련소 설립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와 채무보증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면서다. 고려아연이 미국 현지법인인 크루서블메탈즈에 제공한 채무보증 규모는 총 8조3908억원에 달한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전부 부채로 반영하지는 않지만, 위험도에 따라 일부를 채무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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