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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을 폐지한 기업이 작년보다 30곳 많은 124곳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증권거래소와 투자자가 기업 가치 향상을 압박하는 가운데 경영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비상장화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효율적인 기업 퇴출로 생기는 자금의 재투자가 (전반적인) 증시 상승을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 유지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올해 신규 상장은 작년 대비 21곳 감소한 60곳에 그치게 됐다. 올해 말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도쿄 프로마켓 제외)는 3783곳으로, 작년 말 대비 59곳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 곳이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상장사가 감소하는 셈이다.
도쿄증권거래소를 산하에 둔 일본거래소그룹의 야마미치 히로미 최고경영자(CEO)는 “상장사 수 자체에 연연하지 않는다. 질에는 집착하고 싶다”고 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23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목표로 삼도록 각 기업에 요청했다. 지난해부터는 기업 가치 향상 노력을 투자자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공시해달라고 요구했다. ‘행동주의 주주’ 요구도 커지며 정보 공개 등 상장에 따른 기업 부담은 한층 늘고 있다.
내년에는 상장폐지 움직임이 더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22년 유통주의 시가총액 등 상장 유지에 필요한 기준을 강화했다. 올해 3월부터 결산 시점마다 차례로 기준 미달 기업의 경과 조치가 종료됐고 현재 1년의 개선 기간에 들어갔다.
한국 증시에는 회계 부정, 실적 악화 등으로 존폐 기로에 놓인 기업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장이 폐지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합쳐 23곳에 불과하다.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은 기업도 32곳에 그쳤다. 퇴출 통보를 받은 여러 상장사가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서다.
도쿄=김일규 특파원/류은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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