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부실 징후 기업(C·D등급)에 총 221곳이 포함됐다. 특히 부실 징후가 나타난 대기업(17곳)이 전년 대비 6곳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은 204곳으로 1년 새 15곳 줄었다. 다만 수시 평가를 통해 부실 징후가 드러난 중소기업은 되레 증가했다. 수시 평가 결과까지 포함하면 올해 부실 징후 중소기업은 총 437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곳 급증했다. 신용위험평가에서 대기업은 금융권 신용공여 500억원 이상, 중소기업은 500억원 미만 기업을 일컫는다. 대기업의 경우 경제·금융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한 때만 수시 평가를 하지만 중소기업은 매 분기 수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C등급은 104곳으로 전년 대비 4곳 늘었다.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D등급 기업은 117곳으로 13곳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 징후 기업 증가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부실 징후 기업이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3년 9월 말 0.23%에서 올 9월 말 0.61%까지 뛰었다.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법정관리)한 기업 역시 같은 기간 518곳에서 1092곳으로 급증했다.
이번 평가에서 부실 징후 기업에 가장 많이 포함된 업종은 부동산업(38곳)이었다. 자동차(16곳), 도매·중개(15곳), 기계·장비(12곳), 고무·플라스틱(11곳), 전자부품(10곳) 등이 뒤를 이었다.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2조2000억원으로 전체 은행권 신용공여의 0.1%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액은 약 1869억원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 하락 폭도 0.01%포인트일 것으로 추산됐다.
금감원은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엔 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회생 절차를 통해 정상화를 지원하고,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부실을 신속히 정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실 징후 기업은 아니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에는 신속 금융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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