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산업 관련 협회는 방산 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예비역 장성들의 단골 경유지로 꼽힌다. 각종 방산협회에서 인맥을 넓히면서 직무 연관성 있는 민간 기업에 3년간 취업하지 못하는 법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에서 전직 장성들은 주로 대관 업무와 영업을 맡는다. 정부 고위직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며 정부 용역 과제 수주를 돕는다. 통상 한 건당 받는 수수료는 매출의 20~30%로 알려져 있다. 한 육군 출신 예비역 장성은 “대부분의 영세한 협회는 전직 장군을 통해 수입원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력 단절을 최소화하거나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사실상 1인 협회를 세우는 장성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협회가 정부 용역 과제를 수주할 때 필요한 정부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물밑에서 활약하는 장성도 적지 않다. 국방부나 방위사업청, 산업통상부 등의 인가를 얻으면 관련 부처의 용역 과제에 입찰할 때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을 고려해 협회에서도 맞춤형 인재를 영입하는 추세다. 아예 협회장을 맡아 경력을 쌓는 사례도 있다.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이 군수산업연합회장을 맡은 게 대표적 예다. 권오성 전 육군참모총장도 육군협회장을 지냈다.
일반적으로 예비역 장성들은 협회에서 경험을 쌓은 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제한이 끝나면 방산 대기업으로 이동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역 후 곧바로 민간 기업에 갈 수 없는 전직 장성들에게 방산 관련 협회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예비역 장성들끼리 유대감이 형성돼 있어 협회가 달라도 서로 돕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했다.
K방산이 급성장하면서 방산협회 규모도 커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인가한 방산협회는 2017년 11곳에서 올해 7월 기준 21곳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협회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비영리 단체의 특성상 경영난에 허덕이는 협회도 수두룩하지만 경력 단절을 꺼리는 장성이 많아 협회 수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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