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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엔저' 수수께끼

입력 2025-12-18 14:55   수정 2025-12-18 14:59



일본 외환시장에서 ‘미·일 금리 차이 축소→엔고’라는 정설이 통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양국 금리 차이는 약 3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좁혀졌지만,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엔 전후로 연초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금리 차이 축소에도 엔저가 지속되는 수수께끼를 풀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한다.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확률은 95%에 달한다. 미국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일 금리 차이는 약 3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금리 상승·미국의 금리 하락에 따른 금리 차이 축소는 엔화 강세·달러 약세를 유발한다. 그러나 이 정설은 통하지 않고 있다. 현재 엔 환율은 달러당 155엔 전후로 연초 157엔 수준과 거의 비슷한 흐름이다. 작년 7월에 기록한 37년 만의 최저치(161엔대 후반)에 가까운 역사적 엔저권이다.



배경에는 일본 경제의 뿌리 깊은 구조적 요인이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작년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으며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수입 대금 대부분을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점이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디지털수지는 10월까지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지만, 여행수지는 방일객 덕분에 5조4000억엔 흑자를 확보했다. 디지털 적자를 여행수지 흑자가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는 디지털 적자가 여행 흑자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엔저 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 18조엔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일본의 원유 수입액(10조엔)을 넘어서는 규모다.

클라우드 서비스나 동영상 스트리밍 대부분을 해외 기업이 장악한 가운데 생성 인공지능(AI) 확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 수지는 인력 부족 등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최근에는 중·일 관계 악화도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통한 적립 투자가 엔화 매도 요인이란 지적도 있다. 작년 1월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투자신탁 구매에 따른 자금 유출액은 월평균 6900억엔으로, 전년 동월 3800억엔에서 크게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약 8조엔의 엔화가 팔리는 셈이다.

NISA 계좌 수는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정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적어도 향후 5~10년간은 연간 10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재정 지출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지, 엔화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작용할지도 의문이다. 최근 일본 의회를 통과한 올해 추가경정예산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다.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 해도 1~2년의 시차가 있으며, 그동안 엔저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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