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 관람객이 개막 한 달 만에 1만5000명을 넘어섰다. 같은 박물관에서 열린 비슷한 규모의 특별전보다 관람객이 25%가량 많다. 한국 문화를 향한 관심 급증과 이건희 컬렉션의 수준급 작품이 맞물린 결과다. 이 전시는 지난달 15일 개막했지만 연방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공식 개막 행사는 17일(현지시간) 열렸다.
전시작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필두로 국보 7건, 보물 15건을 포함한 문화유산과 미술품 약 330점이다. 이중섭의 작품 등 20세기 한국 미술사를 장식한 주요 미술 작품들도 함께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북미에서 이 같은 대규모 한국미술 특별전이 열린 건 40여 년 만”이라며 “전시 초반부터 현지 관람객과 주요 언론의 큰 관심을 받으며 현재도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선우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큐레이터는 “어린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전시장을 찾고 있다”며 “특히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은 법고대(法鼓臺)”라고 했다. 법고대는 사찰에서 불교 의식에 사용하던 북을 설치하기 위해 만든 대로, 사자나 해태 형상을 한 경우가 많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소개한 법고대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캐릭터 ‘더피’를 닮았다는 입소문이 나며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미술에 진지하게 관심을 두는 관람객도 늘고 있다. 키스 윌슨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아시아미술부장은 “조선시대 초상화의 섬세한 표현과 높은 완성도에 관람객들이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를 기념해 주요 출품작의 고화질 이미지를 디지털로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삼성 아트 스토어’에서 ‘인왕제색도’ ‘십장생도’ ‘호랑이와 까치’ 등 20건의 작품 고화질 이미지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열린다. 이후 미국 시카고박물관(2026년 3월 7일~7월 5일)과 영국박물관(2026년 9월 10일~2027년 1월 10일)에서 한국 미(美)의 해외 나들이를 이어갈 계획이다.
성수영/워싱턴=이상은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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