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당선자는 18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 사옥에서 열린 제7대 협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57.36%를 득표해 차기 회장으로 결정됐다. 1차 투표에서도 43.4%를 얻어 이현승 후보(전 KB자산운용 대표·38.28%)와 서유석 후보(현 금투협회장·18.27%)를 앞섰지만, 과반을 확보하진 못해 이 후보와 결선 투표를 벌였다.
이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41.81%를 득표해 고배를 마셨다. 금투협회장은 399개 회원사가 직접투표로 뽑는다. 투표권의 30%는 1사 1표지만 나머지 70%는 회비 분담 비율에 따라 나눠 가진다.
황 당선자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투협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자본시장과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글로벌 금융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우리 자본시장이 발맞출 수 있도록 후회 없이 일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으로 황 당선자가 선출된 데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상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38년간 증권사에 몸담으며 자본시장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온화한 성품으로 안팎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다. 신영증권 대표를 6년간 지내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모임인 ‘여의도 사장단’ 회장도 맡고 있다
정부·여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가운데 “은행 위주인 금융 중심을 자본시장으로 옮기겠다”는 공약도 회원사의 공감을 얻었다. 모험자본 공급, 생산적 금융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자본시장 ‘파이’를 키우고 규제 완화를 끌어내겠다는 얘기다.
황 당선자는 “자본시장이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금융당국과 협회 간 상시 협의체를 신설해 정책 초기 단계부터 회원사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생긴 후 설득하는 후행적 대응으로는 협회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퇴직연금 제도 개선을 통한 장기 투자 문화 정착도 강조했다. 그는 “연금 제도는 국가 경제, 국민 노후와 직접 연결되는 문제”라며 “미국 ‘401K’ 제도처럼 장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금투협회장은 증권사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분위기 또한 현직 증권사 대표인 황 당선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운용사 출신인 서 후보가 회장 임기 동안 증권사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증권업계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한국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운용 주체에서 제외된 것이 대표적이다.
중견 증권사 출신으로 대형사보다 중소형사를 챙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어항론’으로 맞섰다. 황 당선자는 선거전 초반부터 “어항에 작은 돌을 먼저 넣고 큰 돌을 나중에 넣으면 전부 들어가지 못하지만, 큰 돌을 먼저 넣으면 모두 넣을 수 있다”며 산업에서 대형 증권사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투표 직전 소견 발표에서도 “어항이 작으면 물고기가 싸우지만 어항이 크면 함께 자란다”며 “어항 크기를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SK증권 사장, KB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이 후보는 당초 전망과 달리 선전했지만 당선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사상 최초로 연임에 도전한 서 후보는 연임 부작용에 대한 회원사들의 우려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 황성엽 금융투자협회 회장 당선자
△1982년 서울대 경영학과
△1987년 신영증권 입사
△2008년 신영증권 자산운용본부장
△2012년 신영증권 법인사업본부장
△2019년 신영증권 경영총괄
△2020년 신영증권 대표이사
△2026년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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