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당국이 대기업과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은 고공 행진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꺾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서다.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증권사들은 일단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대상의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는 거래·환전수수료 등으로 매년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반면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손실을 보고 있다”며 “특히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본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해외증권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은 2023년 7000억원에서 작년 1조4000억원, 올해 1~10월 2조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올해 8월 말 기준 개인 해외주식 계좌의 49%는 손실 상태다.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서도 올 10월까지 약 3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금감원은 현재 진행하는 증권사 해외투자 실태 점검 대상을 확대하고, 문제 소지가 확인된 증권사는 현장 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과장 광고, 투자자 위험 감수 능력에 맞지 않는 투자 권유, 투자 위험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 등 위법·부당 행위가 적발되면 해외 주식 영업 중단 등 최고 수준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증권업계는 신규 가입 때 해외투자 지원금 제공이나 수수료 무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고객 기반 확대에 집중해왔지만 앞으로는 해외투자 행사·광고 등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기존에 해온 해외투자 광고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이날도 해외주식 거래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상위권인 미래에셋·메리츠·키움·토스증권 대표들을 소집했다. 증권업계의 과도한 해외투자 마케팅으로 개인투자자가 고환율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우려를 전하기 위해서다.
다만 증권사들은 내심 “원화 약세 책임을 왜 증권사에 떠넘기느냐”며 억울해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임원은 “서학개미 가운데 자본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얻은 사례도 많다”며 “환율 변동의 원인은 다양한 것 아니냐”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달러를 확보해 놓는 게 자금 운용상 불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난감한 입장인 것은 맞다”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당근책으로 제시하며 달러 자산의 국내 유입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달러 환전에 나서는 대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부여 등도 테이블에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연/한재영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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