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5000은 과도한 낙관이나 막연한 기대가 아닙니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 글로벌 유동성 회복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이재옥 KB증권 WM사업그룹장)18일 열린 ‘2026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연단에 선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버블론에 따른 공포에 사로잡히기보다 다음 사이클을 주도할 전력 및 반도체 관련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반도체와 로봇 관련주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AI 데이터 저장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기업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당시 언급했듯 유럽은 소프트웨어 역량이, 미국은 하드웨어 역량이 부족하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역량을 모두 갖춘 한국이 피지컬 AI 시대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올해 관세 정책 등으로 글로벌 무역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수출 여건은 녹록지 않겠지만 AI 붐이 이를 어느 정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업종도 정부 정책의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의 증시 체질 개선 노력으로 기업의 배당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옥 그룹장은 “외국인 투자자도 배당과 지배구조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개별 종목의 변동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련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그룹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풀린 유동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하반기 이후엔 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면 채권 매각 시 발생하는 매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투자 호황이 이어지며 국가 간 성장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은 “내년에도 미국 경제는 양호한 반면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도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도 “세계 경제의 성장세는 둔화하겠지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투자가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며 “다만 그 혜택은 국가·산업별로 차등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버블론’은 시기상조지만 유동성 급증에 따라 일부 거품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대표는 “개인투자자는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 투자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유동성 장세에서는 자금이 몰리는 종목에 수급이 더욱 집중되는 만큼 AI 관련 선두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진규/심성미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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