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부품업체로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회사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로보틱스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올해 로봇 회사로의 변화 본격화
현대모비스는 2026년부터 단순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공식화한 이후 현대차그룹 차원의 로보틱스 사업 육성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현대모비스의 역할과 성장 잠재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주목하는 로봇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과 구동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일반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는 수십 개의 관절과 구동 액추에이터가 탑재되며, 이들 모듈(관절·손·촉각 등)이 로봇 전체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0%에 달한다. 이는 자동차에서 제어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5~6%)이나 전기차 배터리팩, 구동, 제어 시스템 비중(10~12%)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는 전동 조향(EPS), 브레이크, 섀시 제어 분야에서 축적한 양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용 기술을 로봇용 정밀 제어 액추에이터로 이식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낮은 데다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특히 스마트 섀시 대량생산 경험을 통해 원가절감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풍부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 가능한 재무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금 여력이 충분한 데다 로봇 액추에이터의 기반 기술이 되는 스마트 섀시도 대량생산이 가능해 원가절감 및 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로봇 시장의 가치는 자동차의 10배,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 규모는 자동차 제어 시스템 대비 100배 규모의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E-Atlas’용 액추에이터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현재 바디 액추에이터 31개 종을 개발 중인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에 액추에이터뿐 아니라 센서, 배터리팩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1만 대당 현대모비스의 납품 단가는 14억 달러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을 목표로 연산 3만 대 규모의 로봇 전용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데, 현대모비스가 액추에이터를 전량 납품하게 되면 연간 6300억 원 수준의 신규 매출이 발생한다. 구동 시스템 전체를 턴키 방식으로 수주할 경우 1조 원 이상의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2026년 1월에 개최하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서 현대모비스의 로보틱스 사업은 크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관련 기술·제품을 공개하고 로보틱스 사업 로드맵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으로 ESG 가치 실현
신사업 성장성이 높아도 본업의 현금흐름이 악화돼선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현대모비스는 본업이 튼튼하다는 매력이 있다.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3조8451억 원으로, 2025년보다 14.1%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A/S 사업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5년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동화 사업부의 흑자 전환도 투자 포인트다. 현대차그룹 미국의 서배나 공장 가동과 2025년 하반기부터 스텔란티스에 배터리 시스템 납품으로 현대모비스는 배터리팩 생산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 하다.
미국향 관세 부담(관세율 평균 15%)에 따른 영향은 분기 기준 9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원가 절감과 AMPC 보조금(분기 400억 원), 핵심 부품 가격 인상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다.
현대모비스는 7조 원 수준의 순현금과 연간 1조~2조 원의 잉여현금흐름 창출 등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TSR) 3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법규상 배출 허용 농도 대비 80%의 더 엄격한 관리 기준을 자체적으로 적용해 관리 중이라는 점에서 환경 부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점수도 높다.
지배구조 관점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신설 법인 합병 시도 당시 지배구조 정점으로 확인됐다. 오너가의 현대모비스 지배력 강화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예상 시나리오는 존속 모비스와 사업 모비스로 분할 후 오너가가 사업 모비스 지분을 존속 모비스에 매각하는 구조다. 오너가는 지분 매각 시 사업 모비스의 지분 가치가 커야 확보 자금이 극대화되며, 사업 모비스의 지분 가치는 결국 분할 이전 주가 상승이 결정한다.

주가 전망은
주가는 2025년 12월 20% 넘게 오르면서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진화 기대감이 반영됐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현대차 글로벌 확장기의 동반 성장 스토리가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높아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그 증거다. 현대모비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2025년 6월 6.4배 수준이었지만, 12월에는 7.4배로 높아졌다. 아직까지 로봇주의 밸류에이션을 받지는 못하지만, 추후 로봇 관련 매출이 높아지면서 로봇 밸류에이션을 일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 주가도 올랐다. 현대모비스의 목표 주가 평균은 2025년 6월 33만 원대에서 9월 37만 원대, 12월엔 40만4800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 본격화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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