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과 파생상품 투자 열풍 속에 증권사들의 공격적 영업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해외투자 시장의 과열과 투자자 보호 공백을 문제로 지적하며 증권사를 상대로 한 현장 검사에 곧바로 착수했다.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해외 주식과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을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금감원은 해외투자 거래 상위 증권사와 운용사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현장 검사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선 배경에는 해외투자 시장을 둘러싼 증권업계의 과당 경쟁이 있다. 실태점검 결과 증권업계 전반에서 해외투자 고객 유치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 경쟁이 확인됐다. 올해 1~11월 주요 증권사 12곳의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조9505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투자와 연계된 개인 대상 환전수수료 수익도 같은 기간 452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검사국과 금융투자협회 소비자보호부가 공동으로 주도한다. 금감원은 이날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즉시 착수했고 이후 검사 대상을 확대해 순차적으로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협회와 업계 논의를 통해 개선 과제도 신속히 반영·추진한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손실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계좌 가운데 49.3%가 손실 계좌로 집계됐다. 계좌당 평균 손익은 50만원에 그쳐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해외 파생상품 투자 역시 최근 수년간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구조는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 관행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점검 결과 일부 증권사는 거래금액에 비례한 현금성 리워드 지급, 신규·휴면 고객 대상 매수 지원금 제공, 위탁·환전 수수료 면제 등 각종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운영해 왔다. 영업점과 본점 KPI에 해외주식 시장점유율과 수수료 수익을 반영해 해외투자 영업을 독려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해외투자에 수반되는 위험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환율 변동, 국가별 시차에 따른 권리 지급 지연, 과세 체계 차이 등 주요 리스크에 대한 설명이 국내 투자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계좌 개설 시 약관을 통해서만 위험을 고지했으며, 상시적으로 투자자에게 안내하는 체계를 갖춘 곳은 제한적이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즉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 거래금액 비례 현금성 리워드와 매수 지원금 등 신규 해외투자 이벤트와 광고는 이달부터 중단된다. 투자자 위험 고지 강화와 해외투자 관련 사항의 2026년도 사업계획 반영도 12월 중 추진된다. 자산운용사는 추후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실태 점검을 할 계획이다.
과당매매를 유발할 소지가 있는 거래금액 비례 이벤트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통해 원천 금지하는 방안이 마련되며, 관련 규제는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투자자를 현혹하는 과장 광고나 불완전 판매 등 위법·부당 행위가 적발될 경우 해외주식 영업 중단 등 최고 수준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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