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각각 10배 이상씩 뛰었던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의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오전 9시45분 현재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은 전일 대비 각각 24.88%와 14.9% 급락한 32만6000원과 11만3700원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두 기업 모두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전날 한국거래소로부터 추가 매매거래정지를 통보받았고 이날 정지가 풀리자 급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가 재개발되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달 중순부터 매수세가 몰렸다. 천일고속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6.67%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신세계센트럴시티(70.49%)이고 동양고속은 0.17%를 가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시는 고터부지 복합개발과 관련해 ㈜신세계센트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와 본격적인 사전 협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발표에 앞서 고터 재개발 가능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주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이 기간 한때 주가 상승률이 각각 1107%와 1763%에 달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8일에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했다. 주가가 급등하는 등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은 거래소가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단계로 시장경보종목을 지정한다. 투자경고·위험 단계에서는 증거금에 제한이 걸리고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두 회사의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본업과 동떨어진 과도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동양고속은 2022년 112억원, 2023년 3억원, 2024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냈고, 부채비율은 200%를 넘는다. 올 들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5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재무 안정성은 여전한 과제다. 천일고속의 경우 최근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총 부채는 426억원 수준으로 자본잠식 우려도 제기된다.
유통주식수가 적다는 점도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동양고속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소액주주 지분은 35.8%로, 실제 시장 유통 물량이 제한적이다. 천일고속 역시 최대주주인 박도현 대표 측 지분이 85.74%에 달하는 등 유통주식 비중이 전체의 15%도 되지 않는 20만주 정도에 불과하다.
두 회사의 인터넷 종목 토론방에선 "오를 때도 크게 오르더니 떨어질 때도 가파르게 떨어진다", "내가 사니 바로 급락하네", "어쩔 수 없이 장기 보유해야 하나요"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