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3차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가 제2의 '쿠팡 청문회'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쿠팡이 회의 자료에 엉뚱한 수치를 써넣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강행규정을 만들겠다"며 분노를 참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회의의 타깃이 쿠팡으로 옮겨가면서, 시장 논란을 부른 '새벽 배송 제한' 문제는 해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이날 회의에선 쿠팡CLS의 보고 데이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격양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본적인 수치가 틀려서다. 쿠팡은 자료 서두에서 전체 배송 기사를 1만2994명으로 밝혔다. 이어 택배기사의 분류 작업 참여에 따른 수수료 지급 현황을 붙였다. 여기에 쿠팡은 '분류 미작업' 칸에 7374명을, '작업 후 수수료 지급'에 398명을, '작업 후 수수료 미지급'에 8572명이라고 썼다. 이 수치를 합산하면 쿠팡의 전체 배송 기사는 1만6344명이 된다. 앞서 밝힌 숫자와의 차이는 3350명에 달한다. 5개 사 중 이 같은 수치 오류는 쿠팡뿐이었다. 의원들이 "기본적인 성의의 문제" "고의 제출 거부"라며 격분하자 쿠팡 측은 "취합 과정에서 영업점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며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이날 1·2차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의 합의 내용인 사회보험료(고용·산업재해보험)의 전액 택배사 부담에 대해서도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행을 거부한 셈이다. 현재 쿠팡은 택배기사 사회보험료의 절반만 자체 부담하고 있다. 이에 의원들이 "모회사랑 대화해야겠다"고 나서며 한차례 설전이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합의 내용인 60시간 이상 노동 금지 항목에 대해서도 쿠팡은 60시간 넘게 일하는 인원수가 2247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쟁사들은 124~552명에 그쳤다. 쿠팡은 이 항목에서도 전체 택배기사 수를 서두와 다르게 써 뭇매를 맞았다.
한편 새벽 배송 금지 문제는 이날 회의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야 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고용노동부의 용역 자료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다. 현재로선 기구가 새벽 배송의 전면 금지보다는, 일부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선 소비자 비용 상승이나 화주 단체의 손해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 기구가 고려 중인 변수다. 기구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심야 노동 시간에 대한 논의는 화주·소비자 단체 참여가 필요해 내년 초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구는 26일 5차 회의를 열고, 30일에는 화주·소비자 단체와의 첫 만남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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