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 앞서 할리우드와 스트리밍 자산의 보고(寶庫)인 워너브러더스는 한 차례 합병 심사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이었다. 당시 합병 시도는 부실한 논리에 근거한 반독점 소송으로 실패했다. 그 소송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중요한 스튜디오 중 하나를 당시 미국 최대 통신사 AT&T와 합병해 시너지를 내려던 기대를 망가뜨리는 데 기여했다. 현재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두고 벌이는 싸움은 놀라울 정도로 그때와 닮아 있다.대통령이 절차에 개입하는가. 그렇다. 트럼프가 워너의 ‘가짜 뉴스’ CNN을 비난하며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는가. 그렇다. 기업 경영진이 규제당국을 우회해 트럼프에게 직접 로비하는가. 그렇다. 2017년에는 AT&T가 트럼프의 오랜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고용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
엘리슨 진영은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파라마운트의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델라힘을 영입했다. 엘리슨 측 논리에는 나름대로 현실성과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트럼프와 우호적이기 때문에 워너 주주들은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AT&T가 겪은 규제 지연과 리스크 없이 신속하게 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자기 정부의 관료들로부터 민간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상반된 신호를 남발하고 있다. 규제당국이 옳은 일을 하도록 맡기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주주들이 가장 좋은 제안을 선택하도록 결과를 맡기겠다고도 했다.
이전 워너 사태 이후 ‘반독점’은 합법화된 경제적 반달리즘(공공재산이나 사유재산을 훼손하는 행위)이 됐다. 아이러니하게 AT&T는 워너 인수를 스스로 되돌려 놓는다. 장기간 지연과 경영진의 오판이 합병 효과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미국을 위하는 대통령이라면 중요한 자산이 최대 가치와 최선의 용도로 활용되도록 최대한 질서 있게 비정치적으로, 재산권을 존중하는 절차 속에서 처리되길 바랄 것이다. 관료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주주들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이 정답이다.
원제 ‘Another Warner Bros. Trave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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