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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케이블카 64년 독점 못깼다…서울시 곤돌라 또 암초

입력 2025-12-19 17:39   수정 2025-12-20 00:02

남산 케이블카를 64년간 독점 운영해온 회사가 경쟁 관계가 될 ‘남산 곤돌라’ 신규 설치를 막기 위해 서울시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앞서 원고 측이 낸 착공 금지 가처분 인용으로 사업이 올스톱한 상태에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는 “공익성이 배제된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法 “행정 목적 위한 용도변경 안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19일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남산 곤돌라 설치 예정 구역에 대한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024년 8월 1일 서울시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서울시 고시 제2024-378호)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약 200m 떨어진 남산예장공원(하부)에서 남산 정상부(상부)를 연결하는 곤돌라를 운영할 목적으로 지난해 2월 궤도 설치를 위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내렸다. 곤돌라를 건립하기 위해선 케이블을 지지할 중간 지주(철탑) 5개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가운데 45~50m 높이 지주 2개가 도시자연공원구역에 묶여 있는 점이었다. 현행 도시공원녹지법에 따르면 도시자연공원구역 내에선 높이 12m를 넘는 건축물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같은 해 8월 고시를 통해 해당 구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제외했다.

한국삭도공업은 이 틈을 파고들었다. 현행법상 도시자연공원구역의 해제 요건이 까다로운 탓이다. 도시공원녹지법 시행령(25조 1항 3호)에 따르면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를 위해선 녹지가 훼손돼 자연환경 보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졌거나 여가·휴식 공간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곳이어야 한다.

서울시는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가 아니라 시설공원(근린공원 등)으로의 ‘변경’이어서 이 기준을 따를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 법에서 ‘예외적으로 허가되는 행위’를 따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변경’도 ‘해제’와 동일하게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시설공원과 도시자연공원구역 모두 도시공원에 해당한다고 해서 요건 적용을 배제할 순 없다”며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언제든지 시설공원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市 “즉각 항소…법령 개정도 추진”
서울시는 선고 직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 요건을 갖춘 행정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창규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의 공공성 회복’이라는 원칙에 따라 추진해 온 정책적 판단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즉각 항소해 법적·정책적 정당성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사건이 항소심으로 넘어가면 곤돌라 사업은 지금처럼 공사가 중단된 채 장기 표류할 수밖에 없다.

시는 문제가 된 법령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도시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공익 차원에서 한국삭도공업이 1962년 이후 케이블카 사업을 독점 운영하며 누린 특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남산 케이블카를 콕 집어 “60년간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하고 있다. 특정인에게 특혜라 믿어질 정도의 심각한 이익이 주어지는 게 타당한가”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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