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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무도 꿈에 안 나오네"…제주항공 참사로 가족 잃은 '아빠'

입력 2025-12-20 18:17   수정 2025-12-20 21:10


20일 오후 종로구 보신각 앞. 파란색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일제히 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족의 편지 낭독 소리였다.

김영헌 씨(52)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아내와 두 아들을 잃었다. 김씨는 담담하게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너희를 기억하기 위해 나는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먼저 가버린 너희의 삶이 너무 원통하다"며 "아이들이 알고 있는 아빠답게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아무도 꿈속에 나오질 않아 서운하다. 누구든 꿈속에 나와서 응원해달라"라고 말했다. 담담하던 김씨가 이내 흐느꼈다. 다른 유족들도 눈물을 흘렸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 등은 국토교통부와 함께 이날 오후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유족 40여명을 포함한 300여명이 모였다. 겨울비를 맞으면서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참여자들은 '진실을 규명하라', '책임을 밝혀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독립적 사고조사위원회 즉각 설립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김유진 유가협 대표는 "179명이 희생됐지만 국가는 아직 단 한명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유족에게 진짜 위로는 철저한 진상규명이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슬픔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아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강희업 국토부 2차관은 "(진상규명) 과정에서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낀 여러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정부가 유족 여러분의 곁을 지키고 더 촘촘하고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유족 대부분은 강 차관의 추모사에 박수치지 않았다. 침묵했을 뿐이다.



세월호·이태원 참사와 산업재해 등 사회적 재난·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이기도 한 김종기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대표는 "참사를 책임지는 사람은 말단 직원뿐이니 생명과 안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변화도 더디다"며 "참사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그날까지 함께 견뎌내자"고 말했다.

유족들은 지난 19일부터 '진실과 연대의 버스'를 타고 전국 참사 현장을 돌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1주기 당일인 오는 29일에는 무안국제공항에서 공식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한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은 이날 오후 1시께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촛불행동도 오후 3시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주장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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