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 행사 취소와 함께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한 쿠팡이츠의 본부장급(전무) 임원은 최근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가 돈을 쓰는 확장보다 마른 수건을 짜는 비용 절감 쪽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비용 감축은 해럴드 로저스 신임 쿠팡 대표가 취임한 시점과 맞물려 이뤄졌다. 로저스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의 정통 변호사로, 쿠팡 모기업 쿠팡Inc에서 최고행정책임자(CAO)와 최고법률책임자를 겸직해 온 인물이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혀 김 의장의 ‘복심’으로도 불린다.
로저스 대표에게 주어진 미션은 명확하다. 한국 국회에서 논의 중인 징벌적 과징금을 방어하는 한편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지연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현지 주주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도 대응해야 한다. 막대한 소송 비용과 합의금, 과징금을 감당하기 위해 영업을 확장하기보다 비용을 줄여 현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가 된 셈이다.
그동안 쿠팡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유통업계에 배정된 판매 장려금을 사실상 독식해왔다. 협력사는 쿠팡이 워낙 물건을 잘 팔아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장려금을 몰아줬다. CJ제일제당 등 일부 대기업이 “공급가를 과도하게 후려친다”며 납품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공장 가동률 유지를 위해 결국 다시 돌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협력사들은 쿠팡이 자체 마케팅 비용을 확 줄여 협력사에 부담을 전가할 것을 우려한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쿠팡이 가장 큰 판매 채널로 성장한 만큼 마케팅 활동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며 “가뜩이나 쿠팡에 납품하는 물량은 마진이 적은데, 판촉 비용까지 추가로 더 나가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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