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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성과급 더 받겠다고 출퇴근길 볼모 잡는 철도노조

입력 2025-12-21 17:24   수정 2025-12-22 00:13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3일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가 노조의 성과급 인상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 파업 예고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출퇴근 대란은 물론이고 전국 철도 물류망이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 직격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철도망 운영 중단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철도노조는 지난 11일에도 총파업을 예고했다가 막판에 이를 유보했다. 성과급 기준을 기본급의 80%에서 100%로 상향해 달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파업 직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밤샘 대화를 요청했고, 정부가 성과급 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하자 노조는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파업 강행으로 돌아섰다.

결정권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쥐고 있다. 공운위는 23일 회의에서 코레일 성과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공운위 개최에 앞서 다시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가 ‘기본급의 100% 지급’ 대신 90% 수준의 중재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협상 테이블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파업부터 선언한 셈이다.

성과급 논란의 배경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당시 예산운용지침을 통해 공기업 성과급 기준을 통일했다. 대부분 공기업이 이에 맞춰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코레일은 정부 지침보다 11개월 늦은 2010년 12월 단체협약을 맺었다. 노조의 총파업과 장기 노사 갈등으로 단체협약 체결이 늦어졌고, 그 결과 성과급이 80%로 제한됐다.

이후 노조 반발이 지속됐고 코레일은 2018년 노사 합의로 성과급을 100% 수준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2021년 감사원으로부터 지침 위반 지적을 받았다. 결국 공운위 의결을 거쳐 2022년 80%로 환원됐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총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정부 지침을 늦게 반영한 대가는 이미 치렀다”며 형평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 연간 500억원가량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정부가 재정 부담과 함께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민하는 이유다. 매번 파업으로 불만을 해소하려는 철도노조의 관행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서 국민 생활과 직결된 철도망을 협상 카드로 삼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공공기관 운영 원칙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파업이 노조의 이익 쟁취를 위한 ‘상시 전략’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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