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며 수습했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간 아베 신조 총리 때부터 비공식적으로 핵무장 얘기가 흘러 나오긴 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다. 다카이치 총리도 지난달 의회에서 ‘비핵 3원칙’에 대한 질문에 “이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아직 표현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재검토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일본의 능력으로 볼 때 6개월 안팎이면 가능하다는 견해가 있지만, 핵무장이 맘먹는다고 될 일은 아니다. 국제 정치에서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일본의 핵 보유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일 동맹 균열로 부담해야 할 방위비가 급증하고 한국의 핵무장 도미노를 부른다는 점을 일본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국제 정치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인 만큼 ‘불가능’으로 치부할 일만도 아니다. 최근 미국에선 동맹 핵무장을 통해 지역방위를 분담시키는 ‘새로운 선택지’가 자주 회자된다. 외교안보 엘리트들의 담론장 격인 포린어페어스지에는 바로 지난달 ‘일본 독일 캐나다 등 우방국의 핵무장을 허용하면 동아시아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이 실리기도 했다.
일본의 이례적인 행보에 중국은 “국제 정의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도 “제반 국제법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인류가 대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핵 비확산 체제가 무너지고 동북아가 진원지가 되는 상황은 한국으로서도 용납하기 어렵다. 하지만 핵 도발에 앞장서 온 북한과 이심전심으로 뒷배를 봐준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 정의’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무모한 핵 개발이 자신들의 목줄을 죄는 부메랑이 된다는 점을 이참에 자각하길 바란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