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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美 자본이 K팝 투자 나선 지금

입력 2025-12-21 17:44   수정 2025-12-22 00:09

최근 미국의 ‘힙합 대부’ 제이지가 K컬처에 투자하는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화제다. 제이지는 뮤직카우와도 인연이 있다. 제이지가 소유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 록네이션이 뮤직카우US의 전략적 주주이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던 당시, 현지 아티스트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경험이 떠올랐다.

미국 시장은 몇 해 전부터 저작권 자산의 유동화에 대한 인식이 폭넓게 퍼져 글로벌 사모펀드사나 대형 음반사들이 북미를 중심으로 수십조원 규모의 매입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이 시장에서는 경제적 투자 가치를 중심으로만 저작권 거래가 일어난다. 미국에서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창작이나 사업 기회를 위해 저작권 유동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원타임 딜’로 경제적 대가만 남기는 건 허허로울 수 있다.

현지 아티스트들이 뮤직카우에 환호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뮤직카우를 통한 저작권 공유는 경제적 효용에 문화적·정서적 ‘플러스알파’까지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자금 유입 기회이자 팬과의 소통 채널이어서다. 아티스트는 팬과 특별한 보상 경험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노래에 공동 주인의식을 지니게 된 팬들이 더 능동적으로 소비하면서 노래의 생명을 연장하고 저작권 가치를 상승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팬과 아티스트, 문화와 금융 사이 선순환에 공감하며 뮤직카우 생태계에 적극적 참여 의사를 밝힌 아티스트가 적지 않다. 실제로 그래미상 수상자인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 ‘블랙 턱시도’는 방송 인터뷰, SNS를 통해 뮤직카우의 미국 진출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뮤직카우가 그리는 건강한 창작 생태계는 해외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음악저작권 유동화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이지의 사례처럼 국내 음악 지식재산권(IP)에 대한 해외 자본의 관심이 적극적 움직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

연초 국내 IP 매입에 관심 있는 해외 자산운용사에서 미팅을 제안받은 적이 있다. 그 이후 어느 글로벌 대형 음반사가 한국 음악 IP를 확보하고 있다더라, 어떤 가수가 해외에서 거액의 저작권 매입 제안을 받았다더라 하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국내에서 창출된 문화 IP인 K팝 저작권이 해외 대형 자본의 소유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디지털자산 성장을 내세우며 법제화를 비롯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IP의 유출을 막고 국내에 축적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적·선제적으로 음악 IP 펀드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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