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새벽 야간 거래에서 달러당 147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장중 1482원10전까지 치솟은 환율은 1470원대 후반에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시장에선 “외환당국이 조만간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팽배하다.전문가들은 “오는 30일 결정되는 연말 환율 종가를 가급적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연말 환율 종가는 기업과 금융회사 등의 올해 재무제표와 내년 사업계획의 기준이 된다. 한 금융지주회사 임원은 “연말 종가가 높으면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 금액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높아진다”며 “신용평가등급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정기 금융통화위원회를 나흘 앞둔 19일 임시 금통위를 연 것도 연말 종가 관리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23일 의결하면 외환당국이 시장에 영향을 줄 날짜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수시 가동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임시 금통위 이후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가 일부 재개된 게 사실”이라며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유연하게 해서 그에 따른 스와프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한은에서 달러를 빌려 쓰면 그만큼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가 줄어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를 낸다. 한은이 금융사의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것도 국민연금 환헤지와 연계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제도를 통해 외환스와프로 인한 외환보유액 감소를 상쇄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환헤지가 당국의 시장 개입과 함께 이뤄질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환율 안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를 유도하고 국민연금 환헤지로 현물환 시장 매수 수요를 줄이면 환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연말 종가는 1450원 수준으로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문정희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당국 정책의 시장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연말 환율은 147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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