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가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호텔·리조트 회원권 사업의 수익 구조, 분양·운영의 상충 관계, 재무 계획 부재 시 ‘폰지’ 유사 현금흐름 구조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 그리고 지속가능한 모델을 위한 재무 계획·출구전략·투명성의 체크포인트를 자세히 짚어드립니다.
최근 아난티 회원권 가치 훼손을 둘러싼 재무 구조 논란은 이러한 위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비단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회원권 사업 모델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취약성이 외부 환경 변화와 맞물릴 때 어떻게 표면화되는지를 드러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런 사업 모델이 지속되려면 결국 두 가지 조건 중 하나가 충족돼야 한다. 하나는 ‘부동산 개발과 성공적인 회원권 분양의 지속’이고, 다른 하나는 ‘호텔·리조트 운영을 통한 이익 창출’이다. 문제는 회원권 분양을 위해서는 시설 이용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하고, 저렴한 연회비와 관리비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만약 일반 이용객 없이 회원 위주로 시설을 운영한다면 운영 수익 창출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반대로 운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회원 혜택을 축소하면 회원권 가치 하락과 신규 분양 위축을 초래한다. 이처럼 분양 수익과 운영 수익은 재무적으로 상충하며, 분양이 성공적일수록 그 부담은 심화된다. 대부분의 회원권 구매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누리면서도 향후 회원권 매매를 통한 양도차익이 발생하길 기대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분양 집중 시기에 운영 마진을 포기해 혜택을 제공했다가 개발 사업이 한계에 이른 뒤에는 기존 회원권 가치 하락을 감수하고 운영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합리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결국 회원권 사업의 본질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질적 가치 창출이 아닌 신규 자금으로 기존 약속을 이행하는 형태는 의도와 무관하게 장기적으로 붕괴한다.
회원권 사업에서 신규 분양 대금으로 기존 회원의 이용권 가치를 떠받치는 구조라면, 신규 분양이 중단되는 시점에 반드시 시설 품질과 회원권 가치가 급락한다. 특히 호텔·리조트 운영을 통한 이익 창출보다는 회원권 분양을 통한 수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고객에게 회원권 시세차익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회원권 사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더 우려스럽다.

이들은 기본적인 운영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용 요금을 미끼로 회원을 모집한다. 예컨대 실제 운영비의 절반 수준으로 회원 이용료를 책정하면서, 동시에 회원권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회원이 시설을 이용할수록 회사가 적자를 보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회원들이 납입한 대금은 마케팅 비용과 분양 수수료, 기존 회원 서비스 제공에 사용되다가 자금 소진 이후에는 이용 요금 인상, 과도한 회원 수, 노후된 설비 등으로 회원권 가치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이러한 재무적 딜레마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사업 준비가 부족한 것이고, 알면서도 분양을 지속한다면 소비자 기만을 넘어 사기 유사 구조에 해당할 수 있다. 또 지난 몇 년간 분양 가격이 상승했다거나 충분한 거래량 없이 일부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들이밀더라도, 해당 회원권 시세가 향후에도 상승할 것이라 보기 어렵다.
먼저, '신규 분양 없이 몇 년간 운영이 가능한가'이다. 이는 기업의 현금 여력과 생존 능력을 의미한다. 다음으로는 '회원 1인당 연간 실질 운영 비용은 얼마인가'다. 손익분기점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마지막으로는, '현재 이용 요금으로 시설 유지와 재투자가 가능한가'를 들 수 있다. 장기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에서 핵심이 드러난다. 낙관적·현실적·비관적 시나리오를 각각 만들어 최악의 경우에도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현금 확보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현금흐름 관리 실패로 무너진다.
사업의 본질은 이익 창출이며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는 구체적 계획이 없다면 외부 자금이 막히는 순간 무너진다. 건전한 사업 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는 계속 외부 자금에 의존하며 의도치 않게 이해관계자들을 기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건전한 재무 계획을 갖춘 기업이라면 ‘신규 분양 없이 운영 수익만으로도 회사가 존립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불가능하다면 언제까지 분양을 계속해야 하는지, 출구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예컨대, “현재는 성장기이므로 신규 분양이 필요하지만, 3년 내 목표 회원 수 달성 후 분양을 중단하고 순수 운영 수익 모델로 전환한다”는 식의 로드맵을 고객·임직원·투자자·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재무 계획과 투명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다. 회원권 가치가 반토막 나고 매도 대기가 수백 명에 달할 때는 이미 늦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지키는 길은 재무 구조의 투명한 공개와 명확한 출구 전략이며, 이러한 투명성은 기업의 약점이 아니라 경쟁력이다.

조형래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
△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 딜로이트 안진
△ 삼정 KPMG
△ 브릿지코드 파트너
△ 회계법인 브릿지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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