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기업 회생은 경영진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회생절차에서 그 핵심이 바로 '회생계획안'이다. 조직 개편, 채권자와의 협상, 변제 방안 등을 담은 이 문서는 관계인집회의 결의와 법원 인가를 거쳐 비로소 효력을 발휘한다. 회생계획안의 작성부터 심사 기준까지, 실무에서 꼭 알아야 할 핵심 사항을 두 차례에 걸쳐 정리한다.
회생계획안, 누가 언제 제출하나
회생계획안은 관리인이 주로 작성하지만, 회생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도 제출할 수 있다. 제출 시한은 회생절차개시 결정과 동시에 정해진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이 '사전계획안' 제도다. 채무자 회사 부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채권자, 또는 이러한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 신청 시부터 개시 결정 전까지 제출할 수 있다. 절차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무에서는 아직 활발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심사하나
제출된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 부쳐지기 전, 법원은 네 가지 핵심 원칙을 기준으로 적정성을 심사한다.
① 공정·형평의 원칙 - 우선순위에 따른 차등 대우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변경할 때는 회생담보권, 회생채권, 주주 순으로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이 원칙을 둘러싸고는 '절대우선설'과 '상대우선설'의 대립이 있다. 실무는 선순위 권리자가 받는 만족이 후순위 권리자보다 상대적으로 크기만 하면 된다는 상대우선설의 입장을 취한다.
상대우선설에 따르면, 주주(후순위)의 권리변경 비율이 회생채권자(선순위)보다 낮기만 하면 주주의 권리를 일부 남겨둘 수 있다. 이를 판단하는 실무상 방법이 '상대적 지분비율법'이다. 기존 주식 감자·신주 발행·주식 재병합 후 변동된 주주 지분율과 출자전환·주식 재병합 후 회생채권자들의 현가변제율 중 가장 낮은 현가변제율을 비교한다. 지분율이 현가변제율보다 낮으면 공정·형평 원칙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다만 최근 간이회생 사건에서는 단순 비율 비교를 넘어 사업 특성, 수익 구조, 실질적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종합적 고려법'을 시범 적용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② 평등의 원칙 - 같은 성질은 평등하게
같은 성질의 권리를 가진 이해관계인 사이에는 평등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여기서 말하는 평등은 형식적 평등이 아닌 실질적 평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성질이 다른 권리라면 합리적 범위 내에서 차등을 둘 수 있다.
③ 수행가능성 - 계획이 실현될 수 있는가
회생계획안은 당연히 실행 가능해야 한다. 핵심은 변제자금 조달을 적절히 예측하는 것이다. 실무상 법원은 조사위원에게 관계인집회 전에 수행가능성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해 판단 자료로 활용한다.
④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 - 청산보다는 유리해야
이해관계인에 대한 변제 방법이 회사를 청산할 때보다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단, 청산 시보다 불리한 변제를 받게 되는 이해관계인이 이에 동의하면 문제없다.
청산가치의 개념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에서 계속기업가치와 비교하며 자세히 다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다음 칼럼에서는 회생계획안의 구체적인 내용, 즉 출자전환·주식병합·변제 방법 등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세부 사항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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