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로 자리매김한 조선주의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은 데 따른 부담감과 업황 고점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탄탄한 수주잔고에 기반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한 달(19일 기준)간 14.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도 13.6% 떨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1.17% 감소했고 삼성중공업은 0.4% 올라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한화오션을 각각 2962억원과 387억원어치 팔아 주가를 내렸고, HD현대중공업은 기관이 125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조선주는 올해 친환경 규제 강화와 노후 선박 교체 수요에 따른 업황 호조에 힘입어 고공행진했다. 미국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수혜 기대도 주가를 밀어 올렸다. 실제 한화오션은 올 들어 3분기까지 195.31% 뛰었고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79.13%와 93.81% 치솟았으며 HD한국조선해양은 84.65% 급등했다.
이처럼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확대된 가운데 투자자 사이에선 내년 조선 업황이 올해보다 더 좋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황이 장기화하면서 역설적으로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올해 높아진 기저로 내년엔 업황 지표가 더 개선될 수 있을지를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며칠째 하락하고 겨우 상승하니 팔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HD현대중공업)" "새로운 재료가 없어서 하락하는 걸까요(HD현대중공업)" "주당 2만9500원에 매도한 게 잘한 선택이었네요(삼성중공업)"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주가가 하락한 만큼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조선주는 내년에도 친환경 선대 전환 기조와 견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MASGA 사업에 따른 미국 조선업 재건 과정에서의 수혜 기대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한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세 부과 연기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선대 전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LNG선 발주가 본격화하면서 수주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짚었다. 이어 "국내 조선사의 LNG선 건조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초과 수요 국면"이라며 "올해 소폭 조정받았던 LNG선 선가가 재차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영수 연구원은 "조선업은 한번 호황에 진입하면 방향성이 잘 바뀌지 않는 게 특징"이라며 "연말 주가 약세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는 게 타당하다"고 짚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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