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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남·북, 유엔사 군사분계선 불일치…협의해 나가야"

입력 2025-12-22 15:35   수정 2025-12-23 16:39



정부가 현재 제각각인 남·북의 군사분계선(MDL) 지도와 유엔군사령부의 MDL 기준선을 합치시키기 위한 논의를 추진한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한반도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국경선' 요새화·불모지화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작업 병력의 군사분계선 침범이 잦아 우발적 충돌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다.

22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내년부터 한국군 작전지도와 유엔군 사령부의 지도상에 불일치하는 MDL 경계를 일치시키는 합의를 해나갈 방침이다. 유엔군과 한국군 지도의 MDL은 일치하는 곳보다 불일치하는 곳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미국 유엔사 측과 논의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사분계선은 6·25 전쟁 후 한반도 정전협정과 함께 확정됐다. 이후 한국군은 2004년 현대 기술로 작전지도를 다시 만들었고, 유엔군사령부도 2011년 지도를 업데이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남·북 각각 가진 지도와 유엔사의 지도가 불일치하게 됐다. 경계 획정 후 수 십년이 흐른 탓에 지형이 변하고, 푯말도 곳곳에서 유실되면서 많은 지역의 경계가 불확실해진 탓이다. 1950년대 측량기술과 현대 측량기술의 격차로 인한 지도상의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휴전 당시 설치된 표지판과 말뚝 등이 가장 확실한 기준이나 당시 설치한 1292개 표식 중 200여 개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작년부터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고착화하기 위해 MDL 주변에서 작업을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우리 군은 작년 6월 강원도 화천군 일대에서 북한군이 경계를 침범했다고 판단,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이후 유엔사와 함께 현장서 확인해보니 푯말은 더 남측에 있었다. 북한군은 MDL을 침범하지 않았고, 한국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셈이다.

북한군은 올들어서도 지속해서 MDL인근에서 작업을 진행했고,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총 17차례 MDL을 침범했다. 그중 10건이 지난달에 집중됐다. 이런 가운데 군은 우리 군사지도와 유엔사 MDL 기준선이 다르면 둘 중에 더 남쪽의 선을 기준으로 북한군의 침범에 대응하라는 지침을 전방 부대에 전파하기도 했다. 정전협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한국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각에선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도발해도 사격을 자제하라고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나왔다. 합참 관계자는 "MDL 침범을 포함한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행위 발생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는 가운데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이어 "유엔사의 MDL이 우리군 지도상 MDL보다 북측인 지점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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