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10등, 20등을 하려고 미국 투어에 도전한 건 아니에요. 운동선수라면 주연이 되고 싶잖아요. 메이저 우승, 세계 랭킹 1위, 올림픽 출전 등 큰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두 번째 시즌을 마친 이소미는 목표부터 단단히 못 박았다. 그는 “예전엔 꿈이 큰 편이 아니었는데 미국에 가서 많은 선수를 보며 눈이 넓어지고 욕심이 생겼다”며 “막연히 ‘되고 싶다’가 아니라 목표를 세워두고 계획을 짜면서 작은 것부터 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문제를 ‘적응’과 ‘샷’으로 짚었다. “샷 정확도가 높지 않았어요. 투어 적응도 힘든데 샷까지 흔들리니 정말 멘붕이었죠. 시즌 중에 뭘 잡을 수 없어서 온종일 공만 친 적도 많았어요.” 이소미는 “올해 초 동계 훈련에서 한현희 감독님과 김태훈 프로님의 도움을 받아 샷 리듬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샷 정확도를 높인 뒤 이소미의 2년 차는 완전히 달라졌다. 올해 초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PIF 사우디아라비아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개인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출발했고, LPGA투어에서도 27개 대회 중 8차례 톱10에 오르며 성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6월 열린 2인1조 대회 다우챔피언십은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이었다. 임진희와 짝을 이뤄 데뷔 첫 승을 일궈낸 것이다. 이소미는 “시즌 초 한두 경기를 나가면서 ‘작년과 다름’을 느꼈다”며 “진희 언니와 함께한 우승 덕분에 ‘되는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돌아봤다.
첫 승의 기쁨은 후원으로도 이어졌다. 임진희를 후원해온 신한금융그룹이 1년 넘게 민무늬 모자로 투어를 뛴 이소미에게도 손을 내민 것이다. 그는 “메인 후원사 없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이 더 마음 아파하셨다”며 “이젠 부담을 내려놓기보다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새 시즌 가장 큰 숙제는 퍼팅이다. 이소미는 “올해는 샷이 좋았는데 퍼팅이 아쉬웠다”며 “퍼팅만 조금 더 잘됐으면 우승 기회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멘털 훈련도 병행한다. 그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올 시즌을 통해 또 깨달았다”며 “조금 더 제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 멘털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이소미의 내년 목표는 개인전 우승이다. 그는 “LPGA투어에 온 것도 큰 도전이었지만 단지 뛰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세계 무대에서도 정상에 끊임없이 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을 ‘결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소미는 “메이저 우승과 세계 랭킹 1위, 올림픽 출전은 방향”이라며 “내년에 당장 이뤄지는지보다 목표를 향해 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채워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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