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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소비자 피해 금융상품 '계약 무효' 추진

입력 2025-12-22 17:34   수정 2025-12-23 01:1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 취임 후 연일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 온 금감원이 이미 판매된 금융상품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될 때는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원장 직속으로 총괄 조직도 신설했다. 최근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논란이 제기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도 이 원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상품 단계별 소비자 보호 강화
22일 금감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 보호 개선 로드맵 및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새 정부 들어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떼어내는 등 개편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조직 분리 방안이 무산되자 자체적인 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금융상품은 초기부터 판매를 제한할 방침이다. 과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같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현재는 소비자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과감한 판매 중단 등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감독당국이 판매 중단 명령 등 조처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문제 발생 초기 단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미 판매가 이뤄진 상품이라도 문제가 발견되면 계약 무효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사적 계약을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법리적으로 살펴봐야 하지만,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계약 원천 무효가 필요하다면 그 부분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상품 개발·설계 단계부터 판매 이후까지 단계별로 점검을 강화한다. 상품 개발·설계 시 원금 손실이나 금리 변동 위험 등 핵심 위험을 상품 설명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ELS 등 고난도 상품은 원금손실 전 조기경보 알림제를 도입하는 등 판매 후 소비자에게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부문 신설
이날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발표했다. 이 원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이다.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신설해 원장 직속에 배치했다.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금감원의 전반적인 업무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 금융소비자보호처의 분쟁조정 기능은 업권별 감독국으로 이관해 상품 심사부터 분쟁 조정·검사까지 ‘원스톱’으로 연계한다.

최근 금융그룹 회장 선임 등과 관련해 논란이 제기된 지배구조도 원장이 직접 들여다본다. 소비자보호총괄 부문 산하에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감독하는 감독혁신국을 설치했다. 업계 단기 성과 추구 관행 개선을 위한 성과보수 체계 개편 등도 다룰 예정이다.

민생금융 범죄 특별사법경찰 도입에도 속도를 낸다. 민생금융범죄특사경추진반을 설치해 특사경 도입을 위한 법률 개정안 및 운영규칙을 마련하고, 인력 확보 및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나선다. 신설되는 민생금융 범죄정보분석팀은 보이스피싱 등 최신 범죄 수법과 동향을 분석·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향후 특사경이 도입되면 두 조직을 통합해 전담 부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자본시장 특사경과 달리 민생범죄 특사경은 인지수사권이 부여되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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