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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DL은 北, 서해선 中 눈치…갈등 두렵다고 계속 물러설 건가

입력 2025-12-22 17:35   수정 2025-12-23 06:41

합동참모본부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여부 판단이 모호할 경우 우리 군의 군사지도와 유엔군사령부의 기준선 중 더 남쪽의 선을 기준으로 삼아 대응하라는 지침서를 지난 9월 전방부대에 하달했다고 한다. 전 정부 때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장에서 실행 중인 지침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일방적으로 북한에 유리한 조치를 이번 정부에선 아예 문서로 공식화한 것이다.

MDL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로 설정된 휴전선으로 당시 설치된 표지판 1292개 중 대부분이 소실돼 200여 개만 남아 있다. 잔존 표지판과 1953년 작성된 유엔사 지도를 참고해 각자 기준선을 잡다 보니 우리 군과 유엔사의 기준선이 지역에 따라서는 수십미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둘 중 더 남쪽에 있는 선을 기준으로 삼으면 MDL이 수십미터씩 후퇴하고 우리 군의 관할 지역이 남쪽으로 일제히 밀린다. 6·25 전쟁 때 정전협정을 앞두고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여 수많은 피를 흘렸음을 생각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2023년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북한은 지난해 대규모 병력을 비무장지대(DMZ)에 투입해 지뢰를 매설하고 철책선을 설치했다. 올해는 3월부터 16번이나 MDL을 침범했고 그중 10번이 지난달에 집중됐다. 우리 측 구역에 지뢰를 매설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MDL 기준선 설정을 논의하자는 우리 측 군사회담 제안에는 응답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우발적 충돌 예방이 중요하고 남북 대화 재개를 바라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춘다고 해도 군은 사수해야 할 선이 있다.

서해에 16개의 무단 구조물을 설치한 중국에 여태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대로 ‘서해공정’을 방관하면 서해의 70%를 중국에 내줄 것이라는 우려에도 정면 대응을 미루는 것은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갈등이 두렵다고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 할 영토와 영해를 야금야금 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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