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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회계기준원장 인사 개입 의혹, 금감원은 입장 분명히 밝혀야

입력 2025-12-22 17:36   수정 2025-12-23 06:41

한국회계기준원장 선임을 둘러싼 금융당국 개입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는 한경 단독 보도(12월 22일자 A8면)다. 지난 19일 원장후보추천위원회(원추위)에서 2순위로 꼽힌 곽병진 KAIST 교수가 1순위인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를 제치고 최종 원장에 선임되면서다. 11일 원추위에서 한 교수는 5표, 곽 교수는 2표를 받았는데, 불과 8일 뒤 회원총회에서는 곽 교수가 9표를 얻고 한 교수는 4표에 그쳤다. 1999년 회계기준원 설립 이후 1위 후보가 첫 탈락한 이례적 사례다.

그 배경에는 금융감독원의 부당한 개입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 회원기관에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묻거나, 심지어 곽 교수에게 투표하라는 요구까지 있었다는 증언이 나온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인사 개입이자 업무방해로, 회계기준원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회계기준원은 회계기준의 제정·개정·해석을 담당하는, 공정성이 생명인 민간 기구이기 때문이다.

한 교수가 보험사 회계처리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이견을 보인 것이 인사 개입을 초래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은 최근 유배당보험 계약자 지분을 별도 항목으로 처리하는 삼성생명의 ‘일탈회계’ 관행을 국제기준에 맞게 바꾸기로 했는데, 한 교수는 일탈회계 유지에 우호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한 교수는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도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가 “친삼성 인사”라며 한 교수 선임을 반대한 이유다. 한 교수가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 경력이 있는 인물의 추천을 받았다는 점도 기피 요인이 됐을 수 있다. 한 교수는 어제 입장문을 내고 “추천인이 동의 없이 외부에 유출되는 등 선거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며 불투명한 선임 과정과 개입 의혹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사에 개입한 것이라면 부적절한 권한 남용이 아닐 수 없다. 금감원은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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