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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행사 나선 하청 노조들…원청 상대로 "협상장 나와라" "파업할 것"

입력 2025-12-22 17:40   수정 2025-12-23 01:42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을 3개월여 앞두고 하청·협력업체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현대제철, 한화오션에서는 하청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원청이 사용자인지’ 당장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세부 지침 없이 법부터 통과시키면서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최근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면세점 법인 대표에게 ‘2026년 단체협약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하고 상견례를 요구했다. 이 노조는 로레알코리아 샤넬코리아 등 백화점 입점 브랜드 업체 소속 판매·영업직 근로자 약 2500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청인 입점업체를 제치고 원청인 백화점과 면세점을 소환한 것이다.

백화점·면세 서비스 영역에서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온라인 매출 확대로 발생한 ‘온라인 기여 노동’의 임금·수당 반영, 매장 인력 감축·전환배치에 대한 원청 책임 명문화 등을 요구했다.

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도 지난주 중노위에 원청인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을 상대로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쟁의조정은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정 절차로 노조법상 사용자를 대상으로만 신청할 수 있다. 원청을 상대로 신청한 것은 원청이 자신들의 사용자임을 인정해달라는 뜻이다.

이들 노조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원·하청 간 임금 격차 축소와 상여금·성과급 동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중노위가 사건을 각하하지 않고 접수하면 쟁의권이 발생할 수 있고 하청노조가 원청 사업장 안에서 파업이 가능해진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도 이달 초 울산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차가 정규직에게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기본급의 450%)과 비슷한 수준을 하청·비정규직에게도 적용하라고 주장했다.

시행령과 지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계가 압박에 나서면서 정부와 노동위원회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된다. 노동위는 지난 3일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노동위원회 매뉴얼 연구’ 용역을 부랴부랴 공고하고 이제야 내부 지침 마련에 나섰다. 정부도 개정 노조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지만 노사 모두 극렬히 반발해 재입법 예고를 한다는 계획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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