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확정되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030년대 중반까지 여섯 척의 첨단 방공 구축함이 해군에 인도되면 원양 작전을 수행하는 기동함대가 완성된다. 이 기동함대는 광역 방공·타격, 에너지·원자재 운송 핵심 항로 방어 임무 등에 투입된다.HD현대중공업이 내년 여름께 진행될 KDDX 입찰에서 벌칙에 따른 불이익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보안 감점과 관련해 심도 있는 검토를 하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감점 여부를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지난 5일 충남 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발언이 방사청의 경쟁입찰 방식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시 “방사청장도 (현장에) 오셨는데, 군사 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애초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선도함 2대를 동시 발주해 업체가 각각 건조하는 공동 개발 방식도 고려했다. 하지만 해군 안팎에서 “공동 개발은 무기체계 개발과 운용 유지·보수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업체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방사청은 사업을 더 이상은 지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KDDX는 이미 2년가량 사업이 지연됐다. 이번에 사업자 선정 방식이 바뀌면서 내년까지 1년이 더 소요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전력화 시한을 맞추기 위해 사업을 일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의 기본설계를 수행한 점, 한화가 플랫폼을 독점하면 방산업계 전반에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이 해군의 기함급 구축함인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했다는 것도 강점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위사업추진위의 이날 결정을 존중하지만 그간 지켜져온 원칙과 규정이 흔들린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향후 절차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DDX 사업이 정상화되면 해군은 운용 중인 광개토대왕급 구축함(DDH-I) 3척 등의 퇴역 시기에 맞춰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전망이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1998~2000년 취역한 만재배수량 4000t급 구형 구축함이다. 2030년까지 KDDX 구축함 6척을 확보한다는 계획은 무산됐지만 방사청은 2031년까지 선도함을 해군에 인도한 뒤 후속 2~6번 함은 복수 입찰-동시 발주 등 방식을 동원해 빠르게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이현일/배성수/김진원 기자 hiunea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