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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표류' KDDX 사업 급물살…치열한 수주전 예고

입력 2025-12-22 17:57   수정 2025-12-29 15:55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확정되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030년대 중반까지 여섯 척의 첨단 방공 구축함이 해군에 인도되면 원양 작전을 수행하는 기동함대가 완성된다. 이 기동함대는 광역 방공·타격, 에너지·원자재 운송 핵심 항로 방어 임무 등에 투입된다.
◇ 치열한 수주전 예상
2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DDX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확정되면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방산업계에선 KDDX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기본설계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까지 수행한 KDDX 개념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HD현대중공업이 이 판결 때문에 받은 벌칙(보안 감점)이 내년 말까지 연장될 수 있는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이 내년 여름께 진행될 KDDX 입찰에서 벌칙에 따른 불이익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보안 감점과 관련해 심도 있는 검토를 하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감점 여부를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지난 5일 충남 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발언이 방사청의 경쟁입찰 방식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시 “방사청장도 (현장에) 오셨는데, 군사 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애초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선도함 2대를 동시 발주해 업체가 각각 건조하는 공동 개발 방식도 고려했다. 하지만 해군 안팎에서 “공동 개발은 무기체계 개발과 운용 유지·보수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업체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사청은 사업을 더 이상은 지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KDDX는 이미 2년가량 사업이 지연됐다. 이번에 사업자 선정 방식이 바뀌면서 내년까지 1년이 더 소요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전력화 시한을 맞추기 위해 사업을 일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 2030년대 중반 국산 함대 건설
한화오션은 KDDX 선도함 사업을 따내 ‘한화 통합 플랫폼 전략’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이 선체와 추진 계통, 한화시스템이 전투체계와 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함포와 미사일을 맡아 KDDX를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이제라도 결정된 것은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사업 수주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력 증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의 기본설계를 수행한 점, 한화가 플랫폼을 독점하면 방산업계 전반에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이 해군의 기함급 구축함인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했다는 것도 강점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위사업추진위의 이날 결정을 존중하지만 그간 지켜져온 원칙과 규정이 흔들린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향후 절차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DDX 사업이 정상화되면 해군은 운용 중인 광개토대왕급 구축함(DDH-I) 3척 등의 퇴역 시기에 맞춰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전망이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1998~2000년 취역한 만재배수량 4000t급 구형 구축함이다. 2030년까지 KDDX 구축함 6척을 확보한다는 계획은 무산됐지만 방사청은 2031년까지 선도함을 해군에 인도한 뒤 후속 2~6번 함은 복수 입찰-동시 발주 등 방식을 동원해 빠르게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이현일/배성수/김진원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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