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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확보 없이 지출 증가…국민은 '인플레 세금' 내야"

입력 2025-12-22 17:54   수정 2025-12-23 01:37

정부가 세입 기반 확보 없이 확장 재정을 장기 추진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국민 부담을 늘린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은 22일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우관에서 열린 국제경제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고(高) 공공부채 시대의 금리와 물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원장은 강연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정부 재정지출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보수와 진보 등 정치적 배경과 관계없이 큰 정부를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은 현재 120%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55년 160%로, 한국은 현재 50% 내외에서 2055년 120%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지출을 늘리면서 정부 예산을 확보할 대책은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경제학 기초 이론에서는 정부가 재정을 확대할 때 세금을 늘려 자금을 조달한다”며 “이 경우 사용하는 주체만 바뀌기 때문에 물가를 자극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지금처럼 국채를 발행해 빚을 계속 쌓는 형태로 재정 확대가 이뤄지면 물가가 오른다고 지적했다. 증세로 수입을 늘리지 않으면 물가 상승으로 부채의 현재 가치를 떨어뜨려야 정부의 ‘수입-지출’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지출 축소나 증세 등 정치적으로 어려운 결정을 피하면 재정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세금’을 걷게 된다”고 했다. 이런 방식으로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가 떨어진다고 이 원장은 경고했다. 이 원장은 “이런 현상은 현재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은 부채비율이 낮아 아직 해당하지 않지만 빠르게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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