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공익재단은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함께 지난해부터 ‘지역 돌봄 공동체 인큐베이팅 사업’을 해오고 있다. 생활 밀착형으로 이뤄졌던 돌봄 사업을 정서·문화 치유 영역으로 넓히면서 제주에 특화한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기존 복지 사업이 예산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수혈 방식이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지역사회가 돌봄을 수행할 기초 체력을 키우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사업 이름에 ‘인큐베이팅’이 붙은 이유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은 지난해 5월부터 재원으로 6억원을 투입해 제주의 구조적 돌봄 문제를 해결할 공동체 16팀을 육성했다. 1년간 전문가 멘토링과 컨설팅을 모두 합쳐 98회 진행해 각 팀이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결과 참여 팀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2% 늘었고 그 중 2개 팀은 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해 자생력을 입증했다.
이들 1기 인큐베이팅 팀이 구축한 생활 기반은 올해 정서·문화 돌봄 사업을 넓힐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제주시 내 남성마을은 세탁이 어려운 독거노인 29가구를 찾아가 이들이 겪고 있는 생활의 어려움을 해소했다. 이 마을 주민 11명은 활동가로 성장해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마을 안전망도 만들었다. 이와 같은 지역 돌봄 공동체 육성을 통해 제주에선 지난 1년간 2101명이 직·간접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았다.
지역 서점을 거점으로 삼은 팀도 있다. ‘유한회사 선한달팽이’는 10년간 그림책 전문 책방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살려 지역 소모임에 정서 치유 테라피를 제공한다. 동네 사랑방인 책방을 활용해 주민들이 생활 공간 가까이에서 마음을 돌보고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밀착형 치유를 지향한다. 사업을 함께 수행한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자금 지원을 넘어 공동체가 스스로 실행력을 갖춘 돌봄 주체로 성장했다는 점이 이번 인큐베이팅 사업이 만든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금융 노사가 조성한 기금이 지역의 작은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이를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단 설명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