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집값이 올해보다 4.2%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중 유동성은 풍부한데 주택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셋값 상승률은 4.7%로 예상됐다.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의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 간담회에서 서종대 주산연 원장은 “내년 미국에서 금리가 갑자기 오른다거나 우리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 한 주택 가격은 올해 상승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주산연은 내년 수도권 매매가 상승률은 2.5%, 지방은 0.3%, 전국은 1.3%로 제시했다. 전셋값은 수도권 3.8%, 지방 1.7%, 전국 2.8%로 매매가보다 상승 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광의통화(M2) 유동성이 2018년 2626조원에서 지난 10월 4466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주택 수급과 경기가 중요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유동성과 금리가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내년 서울의 전체 주택 준공 물량은 3만1633만가구로 최근 10년 평균(6만6232가구)의 절반에 그칠 전망이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준공 물량도 내년 12만161가구로 예상돼 10년 평균(24만8990가구)에 크게 못 미쳤다. 서 원장은 “공공 분양을 아무리 늘려도 공급의 80%는 민간에서 나온다”며 “지방 미분양 등으로 사업자들이 어려움에 빠져 민간의 공급 여력이 대폭 줄었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선 “한 번에 과감히 정책을 내놓은 것은 잘했지만, 매물 잠김 현상 등 부작용을 빨리 보완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싶어도 세입자가 나가지 않으면 팔 수 없어 매물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 강화로 현금 부자 외에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려워진 문제도 있다. 서 원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처음 묶을 때 잘 묶었어야 했다”며 “인제 와서 덜 오른 지역을 풀기도 애매해졌다”고 말했다.
보유세와 거래세 강화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6개월 이상 효과가 이어지지 못한 채, 실거주자 부담만 키웠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기존 정책의 문제를 보완하면서 획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공급은 찔끔찔끔 내놓기보다 ‘공급 폭탄’ 수준이어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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