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손동규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ESS1그룹장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전력망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단순한 저장 설비를 넘어 전력 계통 안정화를 위한 기술 인프라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주파수 조정과 출력 변동 완충, 전력 품질 유지 등 고부가 전력 서비스 영역에서 ESS 활용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기술 역시 에너지 밀도나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안정성과 장기 운용 신뢰성이 핵심 성능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ESS 시장은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한 LFP 기반 저가 공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가격 경쟁 대응과 함께 기술 차별화의 방향성을 놓고 대응 방안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ESS 기술 경쟁의 초점을 ‘원가’보다 구조적 안정성과 계통 대응 신뢰성에 두고 기술 아키텍처를 일관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동규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ESS1그룹장은〈한경ESG〉와의 인터뷰에서 “ESS는 더 이상 단순한 저장 설비가 아니라 전력망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한다”며 “향후 ESS 시장 경쟁의 핵심은 기술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 그룹장과의 일문일답.
- 가격 경쟁이 심화된 ESS 시장에서 삼성SDI의 기술적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ESS용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성인데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폼팩터를 기반으로 한 구조적 안정성을 강화해왔다. 알루미늄 캔 타입의 각형 배터리는 벤트와 퓨즈 등 물리적 안전장치를 셀에 직접 적용할 수 있고, 셀 접합부에는 초음파 용접을 적용해 외부 충격과 압력에 높은 내구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셀 간 열 확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No TP(No Thermal Propagation) 설계를 적용함으로써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 삼성SDI가 자신하는 핵심 기술 영역은.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고에너지·고출력·고정확도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ESS가 계통 안정화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러한 기술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ESS 안전 기술은 셀·모듈·시스템 중 어느 단계에서 가장 강점을 보이나.
“특정 단계에 국한되지 않고 셀과 모듈, 시스템 전 단계에 걸친 다층 안전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셀 단계에서는 각형 구조를 활용한 물리적 안전성을 확보했고, 모듈 단계에서는 No TP 설계와 EDI(Enhanced Direct Injection) 기술을 적용했다. 시스템 단계에서는 글로벌 안전 기준을 반영한 폭발 방지 설계와 제어 시스템을 통해 전체 ESS 단위의 안전성을 구현했다.”
- EDI 기술은 기존 ESS 안전 기술과 어떤 차이가 있나.
“EDI는 화재 발생 시 열 확산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둔 기술이다. 배터리 셀에서 이상 발열이 발생하면 모듈 내부 파이프를 통해 소화 약재를 직접 분사해 온도를 빠르게 낮추고 인접 셀로의 열 전이를 줄인다. 단순 차단 구조가 아닌 화재 상황에 대응해 열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이가 있다.”
- 중국 기업의 기술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삼성SDI만의 차별화된 핵심 영역은.
“주파수 조정이나 계통 안정화처럼 고품질 전력 서비스가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삼원계 배터리가 경쟁력 있다. 이 서비스는 빠른 응답성과 정밀한 제어가 필수인데, 삼원계 배터리는 이미 장기간 운용 데이터를 통해 성능이 검증됐다.”
- ESS 생산 기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안정적 공급 체계를 갖춰왔고, 2025년 10월에는 미국에서도 ESS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국내 배터리업체 중 각형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으며, 2026년 기준 연간 30GWh 수준의 미국 현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미국 현지 LFP 배터리 생산도 검토 중이다.”
- ESS 시장에서 NCA와 LFP 배터리를 어떻게 구분해 활용하고 있나.
“ESS 용도에 따라 배터리 기술을 구분해 적용한다. 주파수 조정 같은 고부가 전력 서비스에는 NCA 기반 삼원계 배터리를, 태양광·풍력 연계나 전력 가격 차익거래처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영역에는 LFP 배터리를 적용한다. 고객의 운용 조건과 사업 목적에 따라 적합한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NCA 기반의 ESS는 장기 운용 측면에서 어떤 강점이 있나.
“ESS는 15~20년 장기 운영을 전제로 하는 사업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제어 정확도와 안정적 성능 유지 특성으로 계획된 출력과 효율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에 유리하다. 국내 중앙계약시장 같은 다양한 용도로 ESS를 활용하는 멀티 유즈(multi-use) 시장 구조에도 적합하다.”
- 데이터센터용 UPS 시장에서 ESS 배터리에 요구되는 기술적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데이터센터는 공간 활용과 안전성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UPS용 배터리는 정전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대규모 전력을 빠르게 공급해야 하기에 강력한 출력이 필수적이다. 삼성SDI는 고출력 UPS용 배터리로 공간 활용이 중요한 데이터센터 등에서 시스템 구축 효율을 극대화했으며, 각형 배터리 폼팩터로 안전성을 더욱 확보하며 UPS용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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