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조트는 과거 동물 병원과 묘목장이 있던 훼손 부지를 중심으로 10년에 걸쳐 조성됐다. 반얀 그룹과 만다이 와일드라이프 그룹은 수관 보존, 저반사 유리, 로우 라이트 조명, 토종 식물 복원 등 엄격한 원칙을 지키며 숲을 피해 건물을 ‘띄우듯’ 세웠다. 덕분에 작은 사슴과 도마뱀, 물총새 같은 토착 야생동물은 지금도 건물 아래를 자유롭게 오간다.

338개 객실은 열대우림의 생태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바닥층부터 우듬지까지의 층위를 건축으로 풀어냈고, 어퍼 셀레타 저수지 위에 둥지처럼 놓인 24채의 트리하우스는 리조트의 상징으로 꼽힌다. 특히 24채의 트리하우스는 만다이 리조트에서도 상징적인 건물이다. 각 객실에 맞춤한 테라스에서는 열대우림, 저수지, 정원 등의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건축물은 숲의 윤곽을 넘어서거나 풍경을 단절시키지 않으며, 자연과 동화되는 실루엣을 완성한다.


리조트의 객실에는 지속가능성을 체감하게 하는 장치가 숨어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빗물 재활용 시스템, 일회용 생수병을 없앤 정수기 등 자연을 소비하지 않고 공존하는 방식이 일상처럼 스며든다. 이러한 노력으로 만다이 반얀트리는 싱가포르 호텔·리조트 최초로 BCA 그린 마크 플래티넘 초저에너지 인증을 획득했다.

미식 역시 숲의 리듬을 따른다. 저수지를 내려다보는 시그니처 레스토랑 ‘포리지’에서는 루프톱 가든에서 수확한 식재료로 구성한 ‘트러스트 더 셰프’ 코스를 선보이고, 올데이 다이닝 ‘플랜터스 쉐드’는 현지와 세계 각국의 요리를 편안한 뷔페로 풀어낸다. 만다이 반얀트리는 숙박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하나의 풍경이다.


만다이 반얀트리가 특별한 이유는 숙소를 나서는 순간 여행의 결이 곧바로 ‘야생’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걸어서 닿는 나이트 사파리는 밤에만 열리는 세계 최초의 야간 동물원으로, 낮과는 전혀 다른 감각의 숲을 보여준다. 낮은 조도 아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낮추고, 트램이 천천히 숲을 가르며 지나가면 하마와 들소, 하이에나 같은 야행성 동물들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귀를 기울이는 이 시간은 관광이라기보다 숲의 밤을 잠시 빌려 쓰는 경험에 가깝다.


셔틀버스로 한 정거장 거리의 버드 파라다이스는 또 다른 결의 생태 여행지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새들의 서식과 회복을 함께 품은 거대한 보호구역이다. 날개를 다친 새를 치료하는 조류 의료센터, 인공 부화로 태어난 새들이 날갯짓을 배우는 공간까지, 새들의 삶이 이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서 만난다. 숲과 하늘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새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여행자는 관람객이 아니라 조용한 동행자가 된다.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에서의 하루는 숙소와 숲, 야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흐름 속에서 완성된다. 이곳의 여행은 ‘무엇을 봤는가’보다, 자연의 리듬에 맞춰 머무는 경험 자체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한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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