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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대만보다 25% 이상 높은 제조업 임금, 생산성과 거꾸로 간다

입력 2025-12-23 17:13   수정 2025-12-24 00:36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임금 수준이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에 비해 크게 높다는 조사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물가를 고려해 구매력평가 환율로 환산한 한국 제조업 근로자의 지난해 임금 총액은 일본보다 27.8%, 대만보다 25.9% 많았다. 특히 한·일 간 임금 격차는 중소기업(21.9%)보다 대기업(58.9%)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근로자 소득이 늘었다는 것이어서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임금은 노동의 대가이며 생산성의 거울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2023년 기준)은 53.3달러(33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75% 수준에 그쳤다. 일본(56.8달러)은 29위로 20년 만에 순위 반등에 성공했고, 대만은 반도체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생산성 지표에서 한·일을 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일본의 제조업 임금 총액은 2011년 대비 35.0% 증가한 데 비해 한국은 82.9%나 급증했다. 경쟁국들이 혁신을 통해 효율을 높여가고 있는데 한국은 생산성 향상 없는 ‘고비용 구조’에 갇혀 버린 셈이다.

이런 불균형은 필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수출 전선의 위기로 이어진다. 원가 부담 탓에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무역수지는 악화하고, 이는 다시 원화 약세와 외환시장 불안을 초래해 국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강력한 기득권을 바탕으로 고임금 잔치를 벌이는 사이 중소기업·비정규직과의 격차는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 전체 근로자의 12%에 불과한 대기업 정규직의 고임금 구조가 한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 인상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 기득권 노조의 임금 인상 억제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없이는 제조업 미래, 일자리 창출도 없다는 점을 정부와 노동계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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